김은선, 세계정상 베를린 필 지휘한다...한국인으론 정명훈 이어 두 번째
객원지휘자로 세 차례 무대에
140여 년 역사의 베를린 필하모닉은 푸르트벵글러·카라얀 같은 지휘 거장들이 이끌었던 세계 정상의 오케스트라다. 지휘봉을 쉽사리 허락하는 법이 없는 이 깐깐한 악단이 내년 4월 한국 여성 지휘자에게 지휘를 부탁했다.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극장의 음악감독인 지휘자 김은선(42)이 주인공이다.
베를린 필은 내년 4월 18~20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홀에서 세 차례 열리는 정기 연주회에 김은선을 객원 지휘자로 초청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내년 연주회에서 그는 쇤베르크의 ‘기대’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을 지휘할 예정이다. 빈 필하모닉과 더불어 ‘양대 명문’으로 꼽히는 베를린 필의 지휘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세계적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광복 이후 한국 지휘자가 이 악단을 지휘하는 건 현재 KBS교향악단 계관지휘자인 정명훈(70) 이후 두 번째다. 그동안 이 악단과 협연한 한국 연주자는 정경화·사라 장(바이올린), 장한나(첼로), 김선욱·조성진(피아노) 등이 있다.
연세대에서 작곡을 전공한 김은선은 대학 4학년 때 학내 오페라 공연에 참여하면서 지휘와 인연을 맺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에서 유학한 뒤 2008년 스페인 헤수스 로페스 코보스 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영어·독일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 등을 구사하는 노력파다. 2019년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를 지휘할 당시에는 입으로 체코어 아리아를 따라 부르는 모습이 미국 음악계에서 화제가 됐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극장을 이끌 음악감독으로 임명되면서 이 극장 100년 역사상 첫 여성 감독이자 첫 동양인 감독이라는 두 가지 기록을 동시 작성했다. 뉴욕·워싱턴·시카고·휴스턴 등 미 명문 오페라극장을 통틀어 첫 여성 감독이기도 하다. 2021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메트)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지휘한 뒤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당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정재와 함께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샛별’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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