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꽃게의 계절이 돌아왔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 원장 2023. 5. 10.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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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딱거리는 싱싱한 활게가 우리 식탁 위로 올라오는 봄 꽃게철이다.

봄철에는 산란을 위해 살이 통통하게 오른 암꽃게가, 가을에는 산란으로 홀쭉해진 암컷보다 살이 꽉 차고 내장이 고소한 숫꽃게가 더 인기가 많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꽃게 자원의 회복과 관리를 위해 여러가지 연구를 수행해왔다.

폐그물로 인한 꽃게자원 감소를 막기 위해, 친환경 생분해 그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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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팔딱거리는 싱싱한 활게가 우리 식탁 위로 올라오는 봄 꽃게철이다. 매년 4월 해 연평도는 꽃게잡이 어선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타우린과 키토산을 함유해 저지방 고단백 수산물의 대명사인 꽃게는 서해 연안에서 대부분, 특히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옆으로 기어다녀 생활반경이 작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꽃게는 노처럼 납작한 넷째 다리로 헤엄을 쳐 하루에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할 수 있는 회유생물이다.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10월부터 서해 중부 먼바다로 나가고 6도(℃)이하가 되면 바닥의 펄을 파고 들어가 겨울잠을 잔다. 수온이 오르는 3월부터 먹이가 풍부한 연안으로 이동해 5월부터 모래와 펄에 산란한다. 암꽃게 한 마리가 2~3번에 걸쳐 총 300만개의 알을 낳는다. 봄철에는 산란을 위해 살이 통통하게 오른 암꽃게가, 가을에는 산란으로 홀쭉해진 암컷보다 살이 꽉 차고 내장이 고소한 숫꽃게가 더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의 꽃게 어획금액은 2022년 기준 약 3000억원으로 갈치, 살오징어 다음으로 높았다. 그중 서해가 전국 어획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해마다 어획량의 변동도 커 2004년에는 2683톤으로 떨어졌다가 2010년에 3만3193톤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2019년 1만1250톤까지 감소했다가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꽃게 자원의 회복과 관리를 위해 여러가지 연구를 수행해왔다. 꽃게는 서해중부와 동중국해에서 월동하는 데, 국내 어획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해중부계군의 구체적인 월동 장소를 확인하고 산란·성장의 생태학적 특성도 규명했다. 이를 근거로 해양수산부는 외포란을 가진 암꽃게 포획금지, 몸통길이 6.4cm로 금지체장 상향 등의 꽃게자원 회복·관리 정책을 시행했다. 폐그물로 인한 꽃게자원 감소를 막기 위해, 친환경 생분해 그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최근에 업그레이드된 생분해 그물은 3년 후면 물속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된다.

꽃게는 중국사람도 좋아하는 수산물이다. 꽃게 조업철이 되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어획활동 마당인 서해에서는 양국 어업인들의 경쟁적 조업이 펼쳐진다. 해양수산부는 우리 어민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고 있으며 수산자원의 조사와 보전을 위해 중국당국과의 협력도 병행한다.

꽃게는 2011년에 지중해 연안에도 출현했다. 골칫덩이로 취급받던 꽃게가 수출소득원이 될 것을 알게 된 튀니지 정부는 꽃게의 활용과 관리에 대한 기술지원 요청을 해왔다. 이에 따라 2022년 한-튀니지 수산과학기술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24년부터 ODA사업을 통해 꽃게 어로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국제협력도 추진한다.

올해는 연평도 해역의 수온이 예년보다 1도 가량 높아 꽃게잡이 시기가 앞당겨져 3월말부터 시작됐다. 서해의 과거 55년간 수온상승(1.19℃)은 국제적 수온 상승치(0.54℃)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기후변화가 꽃게 등 바닷속 자원의 생활사와 자원량에 영향을 줄 것은 명백하다. 그 방향과 폭을 연구해 대응하는 것이 우리의 다음 과제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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