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갔다가 무릎 ‘삐끗’… “활동량 따라 맞춤 치료하세요”

홍은심 기자 2023. 5. 1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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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하게 회전할 때 인대파열 발생
‘뚝’ 소리 방치하면 2차 질환 위험
수술-보존적 치료 등 선택 가능
자전거를 타다가 옆으로 넘어지거나 교통사고 등 외상을 입었을 때, 후방십자인대파열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송파구에 사는 박모(남·20대) 씨는 친구들과 자전거로 한강길을 달리는 것이 취미다. 날 맑은 주말, 자전거 주행을 즐기던 박 씨는 횡단하는 사람을 피하려다 자전거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무릎 통증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걸어 다닐 만해서 며칠을 그렇게 지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 통증이 가시질 않고 무릎을 구부리는 것조차 어려워 결국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후방십자인대 파열’이었다.》
이상학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맑고 청량한 봄 날씨에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자칫 부주의하면 박 씨처럼 다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상학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에게 무릎 부상과 인대파열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뚝’ 하는 파열음이 신호… 심한 통증도

십자인대는 무릎 내부에서 전방십자인대, 후방십자인대 2개가 십자 모양으로 서로 가로지르고 있다. 종아리 안쪽에 있는 정강뼈가 앞뒤로 심하게 움직이지 않고 뒤틀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흔히 십자인대파열은 운동선수에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상생활 중에, 혹은 취미로 스포츠를 즐기다가도 발생할 수 있다. 십자인대파열은 무릎에 강한 충격이나 압력이 가해져서 손상된다. 가장 흔한 예로, 축구나 테니스 등을 할 때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농구나 배드민턴 같은 운동 동작에서 점프 후에 잘못 착지하면 발생할 수 있다.

급격하게 회전하면서 무릎이 꺾이면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발생한다. 박 씨처럼 자전거를 타다가 옆으로 넘어지거나 교통사고 등 외상을 입었을 때는 후방십자인대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대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순간, ‘뚝’ 하는 관절 파열음과 함께 심한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박 씨처럼 ‘쉬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좀 나아진 것 같아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 이미 파열된 인대 때문에 무릎이 붓고 관절이 어긋나거나 덜렁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무릎 관절 내에 통증이 발생하고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반월 연골판 파열과 관절염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환자의 특성에 따라 치료 방법 선택

이 교수는 “십자인대파열은 파열 정도와 환자의 나이, 활동성, 직업 등을 고려한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파열 정도에 따라 정확한 진단이 필요할 경우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신체 활동량이 많지 않고 파열의 양상이 심하지 않다면 부목, 보조기 착용, 약물 및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방법을 통해 증상을 개선한다.

흔히 십자인대파열은 수술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파열 후 불안정성이 적거나 동반 손상이 없고 활동성이 적은 나이라면 보존적 치료로도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를 하는 중에라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할 경우 △파열의 범위가 큰 경우 △신체 활동성이 많은 직업이나 젊은 나이일 경우에는 인대 재건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대 재건술은 무릎의 다른 구조물 손상을 방지하고 연골판 파열이나 관절염 등 2차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는 수술법이다.

파열된 인대를 제거하고 새로운 인대를 이식하는 인대 재건술은 주로 관절 내시경으로 진행한다. 모니터를 통해 인대의 위치와 손상 정도를 확인하면서 1㎝ 미만으로 절개하기 때문에 통증과 출혈이 적고 수술 후 일상 복귀가 빠른 장점이 있다.

전문가 지도하에 재활 치료 병행

장기간 목발이나 보조기를 사용하면서 근력 운동을 하지 않으면 회복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수술 여부와 상관없이 적극적인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보조기를 착용해 인대를 보호하고 목발을 사용한다.

관절의 가동력을 넓히고 근력을 강화하기 위한 재활 운동은 필수다. 통증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운동 요법을 실시한다. 수술 직후에는 자신의 체형에 맞춘 발 위치에서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는 굴신 운동을 진행한다. 이후 누워서 한 쪽씩 다리를 들어 올리는 하지직거상 운동, 발바닥을 바닥에 붙여 놓은 상태에서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발목관절 운동 등을 진행한다.

이 교수는 “무리한 운동은 수술 부위의 재발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처방과 지도를 받으면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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