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교권 추락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돼

우정렬 前 혜광고 교사 2023. 5. 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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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journey·조선디자인랩

오는 15일은 제42회 스승의 날이다. 예전에는 전국 40만 교원들은 제자들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스승의 은혜’ 노래에 참다운 스승의 길과 올바른 교육이 무엇인지 생각에 잠기곤 했다. 그런데 요즘 사교육 팽창으로 공교육이 불신받는 데다 대부분의 교사는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자긍심을 잃어버리고 있다. 교사들은 자주 바뀌는 대학 입시 제도와 교육과정, 교원평가제나 성과급 지급 등으로 인한 교원 간 갈등, 학생 인권은 강조되고 점차 위축되는 교권(敎權) 등으로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열성적으로 학생을 가르치려는 교사들이 줄어 교육다운 교육이 이루어질지 우려스럽다. 학생들이 수업을 방해해도 별다른 제재 방법이 없다. 잠을 자고 게임을 하는 학생을 나무라거나 머리라도 쥐어박으면 체벌로 몰려 불이익을 받으니 어느 교사가 열정적으로 교육에 임하겠는가. 그래서 정년을 남기고 명예 퇴임을 하거나 학생·학부모에게 고발당할 것을 우려해 사보험을 드는 경우도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참을 인(忍)’을 되뇌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에게 수업권을 보장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약간의 제재를 했다고 폭력 교사로 몰린다면 제대로 된 수업이나 학생 지도가 될 리 만무하다. 최근 학부모·학생들의 교사 폭행 사건과 폭언은 심각한 교권 침해이자 교원 사기 저하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더구나 스승의 날에 고마움과 감사의 표시인 카네이션이나 손수건 같은 조그만 선물마저 금지하면 교사들의 사기는 어떻게 되나. 배움의 단계에 있는 학생들이 감사와 은혜조차 모르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은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참된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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