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유족들 “한일정상 참배, 70년간 전례없던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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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달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하기로 한 가운데 동아일보가 9일 통화한 3명의 원폭 피해자 유족들은 일단 "양국 정상이 원폭 피해 이후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라며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전날(8일)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중 강제징용 한국인 피해자도 포함돼 있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위령비를 참배하는 것은 강제징용 희생자를 추모하는 성격까지 포함돼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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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달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하기로 한 가운데 동아일보가 9일 통화한 3명의 원폭 피해자 유족들은 일단 “양국 정상이 원폭 피해 이후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라며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원폭피해자협회장인 박상복 씨는 “히로시마의 원폭 피해자 상당수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라며 “원폭 피해자의 존재를 되새겨주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 씨는 또 “일본 총리가 그 위령비에 추모하는 건 처음으로, 여태까진 없던 긍정적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의 이번 참배를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사죄 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선 유족들 간 의견이 갈렸다. 박 씨는 “강제징용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으니 (이번 참배를) 사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반면 강제징용 피해자이자 원폭 피해자인 고 정상화 씨의 아들 정사형 씨는 “(기시다 총리가) 희생자 묘비에 참배한다는 것 자체가 추모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또 “(일본에) ‘열 걸음 걸어야 하는데 왜 여덟 걸음밖에 안 걸었느냐’고 하긴 어렵다”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전날(8일)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중 강제징용 한국인 피해자도 포함돼 있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위령비를 참배하는 것은 강제징용 희생자를 추모하는 성격까지 포함돼 있음을 시사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이자 원폭 피해자인 고 이병목 씨의 아들 이규매 씨는 “여태까진 유족들이 회비를 걷어서 위령비를 관리하고 추모제를 지내 왔다”면서 “이번 히로시마 위령비 참배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도 원폭 희생자들 추모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일부 원폭 피해자들은 윤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 일정에 맞춰 히로시마 방문 의사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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