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새 사외이사에 검찰출신 많아졌다
학계 출신은 31%→26%로 감소
국내 30대 그룹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검찰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신규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주요 기업 사외이사는 주로 교수 등 학계 출신이 많았고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와 여성 선호가 이어졌다.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사외이사 선임 구도도 바뀐 것으로 보인다.
9일 기업분석 회사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30대 그룹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19개 기업이 올해 신규 선임한 사외이사 147명의 경력을 조사한 결과 관료 출신이 50명(34%)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관료 출신 비율은 30.5%(51명)였는데 올해 3.5%포인트 늘었다.
관료 출신 중에선 검찰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삼성SDS 사외이사에 선임됐고, 구본선 전 대검 차장검사는 한화시스템과 한진 사외이사를 맡았다. 구 전 차장검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때 차장검사였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조남관 전 차장검사도 제주항공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은 현대위아와 대한전선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건설기계는 차경환 전 수원지검장을, 고려아연은 권순범 전 대구고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유통 기업인 이마트와 광주신세계도 각각 이상호 전 대전지검장과 이건리 전 창원지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검찰에 이어 국세청(7명), 법원(6명), 공정거래위원회(4명) 순이었다. 한 재계 인사는 “윤 대통령과 인연 있는 검찰 인사를 임원이나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기조가 이어졌고, 검찰 조사·수사를 사전에 대비하는 차원의 영입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학계 출신 사외이사 비율은 지난해 31.7%에서 올해 25.9%(38명)로 감소했다. 또 신규 사외이사 중 여성은 27명으로 전체의 18.4%를 차지했다. 여성 사외이사들은 학계 출신이 44.7%(63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료 출신 17%(24명), 재계 16.3%(23명), 법조 10.6%(15명)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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