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별을 심는 농부-칠보산 도토리 교실

경기일보 2023. 5.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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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된 다년생 식물 칠보치마의 자생지이며 개구리알을 볼 수 있는 습지를 품고 있다. 또한 산자락 메타세쿼이아 숲과 황구지천을 거느린 그린벨트로 인해 아직 전원풍경이 살아있는 곳이다.

오래전 나는 칠보산 자락에서 도토리 교실을 만났다. 기울어진 낡은 한옥이었다. 이곳의 마을 공동체는 환경운동과 시민농장을 일구며 주민들과 야학까지 하는 사랑방으로 존재하고 있었고 환경을 주제로 전시를 하기도 했다. 필자도 참여해 본적이 있는 아주 재미있는 마당이었다.

이런 도토리 교실을 15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이가 자작나무라고 불리는 이진욱 선생이다. 그는 대기업에서 중견 관리자로 근무했으나 천성이 자연인이라 사직하고 이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그는 신춘문예 작가이기도 한 시인이다.

수행자이거나 구도자처럼 도시 농부의 길을 가는 그의 미소가 늘 신선하다. 그를 따르는 자연 속 아이들과 도시 농부들과 텃밭을 일구며 생태 글쓰기, 자연물 목공 교실, 숲 생태프로그램도 하며 까망이(흑염소) 몇 마리와 청계 몇 마리와 토끼들과 함께 살아간다. “봄이 오면 땅을 일구고 밤하늘 빛나는 별을 심는다. 아주 먼 곳에서 가져온 오랜 씨앗을 파묻는다”라고 쓴 그의 시집, ‘별을 심는 농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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