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일본대사 “히로시마 위령비 참배, 한일관계 개선 기여 기대”
도미타 고지 미국 주재 일본대사는 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한국인 원폭 피해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하기로 한 것이 한·일관계 개선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미타 대사는 이날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이 주최한 대담에서 ‘일본이 한국 측에 위령비 참배를 먼저 제안했는데 이를 기시다 총리가 역사적 과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것은 한국과의 양자 관계를 개선하려는 공동의 노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도미타 대사는 “기시다 총리가 서울에서 한 발언도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윤 대통령의 히로시마 회의 참여와 위령비 참배 역시 관계 개선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방한한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의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당시 공동기자회견에서 과거사 문제와 관련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힘든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 피해자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당시 굉장히 힘들었던 분들에 대한 저의 개인적 생각을 말한 것”이라며 ‘개인 의견’이라고 전제했다.
도미타 대사는 이날 중국과 북한을 “여전히 심각한 도전”으로 꼽으면서 한·일관계 진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중요한 방일에 이어 기시다 총리가 지난 주말 한국을 찾았다”며 “이 과정에서 양국 간 현안 해결에서 위대한 진전(great progress)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협력은 북한 문제 대응 등 역내 안보 보장을 위해 핵심적인 요소”라며 “특히 북한 문제 대응에서는 양자 협력 뿐 아니라 한·미·일 3자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미타 대사는 미국과 일본이 극초음속미사일 요격체계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확인할 위치가 아니다”라면서도 “미·일은 미사일방어(MD) 체계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온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심각한 도전이므로 우선순위에 있다”며 “동시에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비해 우주, 사이버까지 아우르고 각 영역에서 접근을 통합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히로시마를 찾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 없는 세계’ 비전을 밝힌 것처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은 다자회의 계기 방문이므로 우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특정한 행동을 요청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인류가 77년 동안 핵무기 사용을 억제해온 노력이 허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노력은 러시아의 핵 위협과 국제 핵군축 논의 정체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일본은 전 세계에서 핵 위기를 겪은 유일한 나라로서 이 흐름을 반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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