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공모회사 연이은 홍역에 '중소형사 IPO 강자' 입지 발목
큐라티스 두 차례 일정 미뤄…오버행·성장성 '우려'
나라셀라, 잇단 잡음에 신고서 정정·일정 연기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신영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소형 증권사 중 IPO(기업공개)주관 실적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작년 주관 실적 경신에 기대감이 실리고 있지만 상장을 주관 중인 회사들이 최근 여러 논란에 휩싸인 채 일정을 거듭 연기하고 있어 공모 흥행 성공과 상장 완주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올해 통신장비 반도체 설계회사 자람테크놀로지의 상장을 주관한데 이어 상장 예비심사 청구건과 스팩(SPAC) 상장 등 5곳 이상의 IPO 주관을 앞두고 있다.
와인수입 전문업체 나라셀라는 올해 3월 16일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아 이달 16~17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면역 백신 개발회사 큐라티스는 올해 1월 19일 예비심사가 승인됐다.
최근에는 지난달 11일 웹 표준 UI·UX 플랫폼 업체 인스웨이브시스템즈의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같은 달 14일 모바일광고 플랫폼회사 애드포러스도 예심을 접수한 상태다. 큐라티스는 대신증권과 공동으로 대표주관을 맡았고 나머지는 신영증권 단독 주관이다.
올해 1분기에 상장을 주관했던 자람테크놀로지의 경우 공모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3월 7일 상장한 자람테크놀로지의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은 각각 1702.43대 1, 10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장일에는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도달)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신영증권의 올해 주관 실적에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스팩 상장 포함 6건의 상장을 주관해 1260억 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했고, 이는 중소형사 중 대신증권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었다.
올해는 작년 성과를 넘어설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앞선 자람테크놀로지 실적에 더해 큐라티스와 나라셀라 IPO 완료와 현재 예심 단계인 두 회사의 성과를 포함하면 1000억 원대 실적 기록이 예상된다.
그러나 신영증권이 상장을 주관하는 회사들이 고평가 논란과 반복되는 일정 연기로 홍역을 앓고 있어 공모 흥행은 물론이고 상장을 완주시켜야 하는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증시입성 재수생인 큐라티스는 이번 일정에서만 상장 일정을 두 차례 미룬 상태다. 큐라티스는 지난 4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이달 30~31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당초 지난달 25~26일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이달 18~19일로 한 차례 미뤘다가 재차 미뤘다.
오버행(대규모 물량 출회)우려와 백신 개발 성장성에 의구심이 따라붙은 까닭이다. 특히 핵심 파이프라인인 결핵 백신의 사업성 입증에 대해 금융당국이 추가적인 증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적자 기업인 큐라티스는 현재 기술특례상장 루트로 증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자본건전성도 위태롭다. 큐라티스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250억 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상장예정주식수의 42.77%에 해당하는 1149만5047주로 상장 당일 주가 하락 우려도 큰 상태다.
큐라티스는 지난 2020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결핵 백신 'QTP101'의 임상이 초기 단계인 점 등이 영향을 미쳐 예비심사 과정에서 상장을 철회했다.
나라셀라는 상장 일정을 진행하며 '거품 논란'으로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당초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를 비교 대상 기업군에 포함시키자 시장에선 무리하게 공모가를 산정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실시해야 했지만 고평가 논란에 의해 증권신고서 정정과 일정 연기에 나서야 했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와인 관련 기업 최초 상장이다 보니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시장의 눈높이를 최대한 반영해 신고서를 재정비해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이 이들 기업에 대한 가치 입증에 성공하고 증시 문턱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역량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이 더 미뤄진다면 흥행 환경도 까다로워지고 실적에도 영향을 주게 될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부터 기관투자자 허수청약에 대한 제재 강화를 앞두고 있어서다.
신영증권은 상장 진행 전망이나 내부 방침과 관련해 "딜을 진행하는 입장으로서 조심스럽다"며 대답을 꺼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변동성에 따라 이전보다 더 옥석 가리기에 대한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모 흥행 여부가 아닌 업종 성장성과 기업 가치를 따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주의 경우 에스바이오메딕스가 공모 흥행에 성공했지만 상장 후 연일 주가가 하락하고 있기에 상장주관사의 기업가치 선정과 입증 역량을 따져봐야 한다"며 "에스바이오 등 관련 업종의 현재 주가도 바이오 공모 다음 주자인 큐라티스의 흥행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 기관 수요예측 흥행 문턱이 이전보다 높아질 경우 공모 전체 흥행 결과에도 영향을 주게 되기에 일부 공모주들 사이에서는 상반기 중 서둘러 증시에 입성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며 "높은 공모가는 상장 이후 거품이 꺼져 주가 흐름이 악화되기에 그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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