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아 미안해~ 양현종, 승리의 주먹
김광현 잘 던졌지만 첫 패전…양 “서로 만나는 것 자체가 이젠 부담”
8년 만에 성사된 프로야구 ‘광현종’ 대전의 승자는 압도적인 구위를 뽐낸 양현종(35·KIA)이었다.
양현종은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1988년생 동갑내기 김광현(SSG)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8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며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그가 8이닝 투구를 한 건 2020년 10월18일 LG전 이후 933일, 두 자릿수 탈삼진을 올린 건 2020년 9월4일 롯데전 이후 977일 만이다.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김광현은 시즌 첫 패(2승)를 안았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간의 만남답게 이날 경기는 초반 치열한 투수전 양상을 띠었다. 특히 양현종의 구위가 압권이었다. 양현종은 1회 추신수부터 시작한 SSG 타선을 가뿐하게 처리한 뒤, 2회에는 삼진 2개를 솎으며 이닝을 끝냈다. 3회에는 안타를 내줬지만, 추신수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4회에는 최주환과 김강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5회에는 김민식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SSG 타선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양현종은 최고 시속 146㎞ 직구 52개 포함, 101개 공을 완벽한 제구로 8회까지 던졌다. 삼진 10개를 잡을 때, 볼넷은 단 1개만 허용했다. 원하는 곳에 완급조절까지 절묘한 양현종의 공에 SSG 타선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김광현도 준수한 투구를 선보였으나 양현종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김광현은 4회 변우혁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흔들렸다. 김광현은 선두 타자 김선빈을 유격수 땅볼로 잘 돌려세우고, 최형우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진 소크라테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후속 타자 변우혁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김광현은 5회 박찬호와 류지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한 뒤 6회를 실점 없이 넘기고 박민호와 교체됐다.
양현종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은 9회를 삼자 범퇴로 막아 팀의 3-0 승리를 지켰다. 통산 161승을 달성한 양현종은 역대 다승 2위인 정민철 전 한화 단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도 3승2패로 우위를 점했다.
양현종은 경기 뒤 “SSG 투수가 아닌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자들에 대한 전력 분석에 더 신경 썼다”면서도 “나도 그렇고 (김)광현이도 그렇고 앞으로 만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 같다. 어린 투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우리 또래가 분발하려고 노력 중이다. 광현이와 서로 이기는 경기를 했으면 한다”고 웃었다.
사직에서는 두산이 라울 알칸타라의 7이닝 3안타 1실점 호투를 앞세워 롯데를 5-2로 꺾고 3연패를 벗어났다. 대전에서는 삼성이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의 8이닝 11탈삼진 1실점 역투에 9회초 만루홈런 포함, 5타점을 뽑은 강민호의 활약을 더해 한화에 9-1 승리를 거뒀다.
잠실에서는 LG가 연장 10회말 2사 2·3루에서 신민재의 끝내기 내야 안타로 5-4 승리, 4연승을 달렸다. NC는 장단 21안타를 퍼부으며 KT를 16-4로 대파했다.
광주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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