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실패한 LG 대주자, 발로 연장 승부 끝냈다[스경x승부처]

김은진 기자 2023. 5. 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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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신민재가 9일 잠실 키움전에서 연장 10회말 타격한 뒤 달려나가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마무리가 등판했지만 동점을 허용하고, 대주자가 도루를 실패한 청개구리 경기가 결국은 대주자 전문 요원의 끝내기 안타로 끝났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4-4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2·3루에서 신민재의 내야 안타로 5-4 승리했다.

양 팀이 나란히 2회에 2점씩 뽑아 팽팽하던 경기는 7회초 키움에게로 기우는 듯 보였다. 키움이 LG 필승계투조 이정용을 상대로 2점을 뽑았다. 2사 1·2루에서 이정후가 우월 2루타를 때려 주자 둘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고 LG의 홈 송구를 틈타 3루까지 밟았다.

4-2로 앞서자 키움은 8회말 네번째 투수로 마무리 김재웅을 투입했다. 4연패 중에 모처럼 잡은 리드를 꼭 지키겠다는 의지였으나 김재웅이 결정타를 맞았다. 선두타자 문보경을 중전안타로 출루시킨 뒤 7번 대타 이재원의 타구가 내야 높이 떴으나 2루수 김혜성과 1루수 이형종이 미루다 타구를 잡지 못해 병살 처리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2루에서 1루주자만 아웃시켰다. 결국 김재웅이 1사 1루에서 8번 박동원에게 4구째 직구에 좌월 2점 홈런을 맞고 4-4 동점을 허용했다.

키움이 9회초 2사 1·2루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했고 LG는 9회말 1사 1·2루에서 2루의 대주자 신민재가 3루를 훔치려다 실패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키움은은 6명, LG는 5명의 계투진을 투입한 경기는 연장 10회말에 끝났다.

LG가 키움 7번째 투수 양현을 상대로 기회를 잡았다. 1사후 박동원이 볼넷을 고른 뒤 2사 1루에서 홍창기가 2루타를 때려 2사 2·3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타석에는 2번 타순의 대주자 신민재가 나설 차례였다.

대주자 전문요원인 신민재는 개막 이후 이날 경기 전까지 타석에 딱 세 번 섰고 1안타를 쳤다. 타격보다 발이 빠른 신민재지만 마땅한 대타가 없는 LG는 그대로 신민재에게 공격을 맡겼다. 어쩌면 치기보다 보고 걸어나가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민재는 안타를 쳤다. 3B-1S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 5구째를 친 땅볼성 타구가 투수 양현의 키를 넘어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했다. 키움 2루수 김혜성이 타구를 낚아 역동작으로 1루에 잘 송구했지만 발빠른 신민재는 질주해 1루에 세이프 됐다. 3루주자 박동원이 홈을 밟은 뒤였다. 비디오 판독까지 거친 결과 신민재는 세이프, 경기가 끝났다.

염경엽 LG 감독은 “마지막 끝내기 안타는 신민재의 발로 만들었다. 축하하고, 매번 중요한 상황에서 대주자로 나가서 고생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오늘 끝내기안타 축하한다”고 신민재의 맹활약을 칭찬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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