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뛰기 우상혁, 부상 불안 ‘훌훌’…2m32 단숨에 ‘훌쩍’
팬들 앞에서 “레츠 고” 소리친 뒤
박수에 발 맞춰 가볍게 뛰어넘어
“벽에 막힌 느낌 코치님이 깨뜨려
즐기는 마음으로 항저우 금 도전”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27·용인시청)이 올 시즌 개인 최고기록인 2m32를 넘으며 한껏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오는 8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대회와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향해 본격 시동을 걸었다.
우상혁은 9일 경북 예천 스타디움에서 열린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2를 뛰었다. 사흘 전인 6일 카타르 도하 다이아몬드리그를 뛰고, 7일 오후 귀국해 예천으로 이동하는 등 빡빡했던 일정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기록이다.
우상혁은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한 이날 대회에서 첫 점프 1차 시기에 2m16을 넘으며 1위를 확정했다. 이어 우상혁은 16㎝를 더 높인 2m32에 곧장 도전했다. 예천 경기장을 찾은 팬클럽 회원들 앞에서 우상혁은 “레츠 고(Let’s go)”라고 소리친 뒤 박수를 유도했다. 관중들의 박수 소리에 박자를 맞추고 힘껏 내달린 우상혁은 2m32마저 1차 시기에서 가볍게 뛰어넘었다. 우상혁은 양팔은 번쩍 들어올리고 브이(V)를 그렸고, 특유의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2m32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기준기록이자 올해 우상혁의 최고기록이다. 우상혁은 앞서 지난 2월 아시아 실내육상선수권에서 2m24(2위), 도하 대회에서 2m27(2위)을 넘었다. 올해 현재까지 2m32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도하 우승자 주본 해리슨(미국)과 조엘 바덴(호주·이상 2m33) 그리고 우상혁 등 3명뿐이다. 우상혁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실외 대회 개인 기록인 2m35를 넘었고, 지난해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실내 대회에서는 2m36을 기록했다. 그간 있었던 일말의 불안까지 씻어냈다는 점에서도 이날 기록은 의미가 크다. 우상혁은 지난해 10월 무렵 발목과 발뒤꿈치 통증을 느꼈다. 그로 인한 심리적 부담이 없지 않았다. 통증이 더 커지면 어떡하느냐는 염려가 직전 도하 대회까지 영향을 끼쳤다.
우상혁은 “2m32를 뛰었으니, (그런 불안감도) 다 깨뜨린 것 아니겠느냐”면서 “벽에 막힌 느낌이 있었는데 코치님이 깨뜨려 주셨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우상혁과 4년째 함께하고 있는 김도균 코치는 “2m20이나 2m25에 애매하게 도전했다가 잘 안 되는 것보다, 아예 2m32에 도전하는 게 설사 실패하더라도 심리적으로 상혁이에게 훨씬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우상혁은 10일 다시 일본으로 떠난다. 오는 2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골든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7월 방콕 아시아선수권과 8월 세계선수권, 9월 아시안게임까지 굵직한 국제대회가 계속된다. 이날 대회 1위로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확보한 우상혁은 “금메달 따야죠.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은메달을 따서 아쉬웠는데, 즐기는 마음으로 금메달에 한번 도전해보겠다”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각오를 밝혔다.
예천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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