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측 “뇌물 대가가 뭐냐” 유동규 “동생 칭호 자체가 혜택”

(왼쪽부터)유동규, 정진상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으로부터 ‘동생’ 칭호를 받은 것이 뇌물의 대가라고 증언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3부(재판장 조병구)심리로 열린 정씨에 대한 특가법상 뇌물 혐의 재판에서 정씨 변호인들은 유씨에 대한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정씨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7차례에 걸쳐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조성한 2억 4000만원을 유씨를 통해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는 뇌물죄의 성립 요건인 ‘대가성’을 두고 정씨측과 유씨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정씨 변호인은 “정 전 실장이 뇌물을 받았다면 증인에게 혜택을 줘야 하는데 어떤 혜택을 받았느냐”고 물었고 유씨는 “정진상은 이재명만큼의 힘이 있는 사람이었다. 성남시, 경기도 모든 공무원이 알 것”이라고 했다. 정씨 변호인이 혜택의 내용에 대해 재차 묻자 유씨는 “동생이라는 칭호를 받은 것”이라며 “그 자체가 혜택 아니겠냐”고 했다.

유씨는 앞서 한 유튜브 방송에서도 정진상·김용씨와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고 밝혔다. 유씨는 당시 “정진상·김용씨와 함께 이 대표를 주군으로 모시며 (성남)시장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고 한 바 있다. 이날 법정에서도 “2010년 봄부터 성남시장 선거 전까지 정진상, 김용씨를 (술집에서) 거의 매우 자주 만났다”며 “당시 정씨가 ‘나라를 먹자, 대한민국 먹자’고 했다. 시장도 안됐는데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반면 정씨 측은 대장동 사업 개발 방식이나 토지수용 방식 등에서 민간사업자들의 토지수용 방식 등 민간사업자들의 요구를 모두 거절했다며 뇌물의 대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씨가 언급한 동생 칭호 등은 뇌물죄의 성립에 필요한 대가성에 포섭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날 유씨가 작년 말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던 기존의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도 양측이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정씨 측은 작년 10월 작성된 유씨의 검찰 진술 조서 중 “검사님에 대한 믿음이 생겨 진술을 번복했다”는 부분의 경위를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유씨는 “어떤 경우에도 꺾이지 않고 수사할 사람이 아니면 얘기해 봐야 저만 손해라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참고 있었다”며 “그러다 검사에게 ‘다 수사할 자신 있냐’고 묻자 검사가 ‘그러려고 내가 (수사)한다’고 답했고 솔직하게 다 털어놓고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