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냉해 ‘눈덩이’…농민들 “보상 막막”
[KBS 창원] [앵커]
지난달 영하로 떨어진 이상 기온 탓에 경남에서는 축구장 440개 면적에서 농작물이 냉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피해 농민들은 정부의 재해 복구비와 농산물 재해 보험으로는 현실적인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진주시 문산읍 만 6천㎡ 규모 배 과수원입니다.
가지마다 알알이 열매가 달려야 할 시기지만, 보물찾기하듯 잎을 들춰야 열매를 겨우 찾을 수 있습니다.
3월 말과 지난달 초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기온에 열매가 떨어져 나간 겁니다.
200개 안팎의 열매가 달리는 40년 된 고목에서도, 나무에 달린 열매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김진식/배 재배 농민 : "꽃눈마다 배가 7~8개가 달려야 정상입니다. 올해는 냉해가 심해서. 여기도 하나 정도 있는데 이 배도 크지를 않습니다."]
나무 550그루가 모두 냉해를 입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지만, 내년 농사를 위해 농약값과 비룟값은 고스란히 지출해야 합니다.
복숭아 과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냉해를 입은 복숭아 나무입니다.
예년 같으면 한 나무에 500개 정도 열매가 달렸는데, 올해는 솎아내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열매 수가 적습니다.
드문드문 남은 복숭아 열매도 크기가 정상과의 절반 수준입니다.
[강승중/복숭아 재배 농민 : "냉해 입은 것들은 (크기가) 1cm도 안 되거든요. 그런 것들은 나중에 자연적으로 도태돼서 다 떨어진단 말입니다."]
지난 2일까지 접수된 경남의 냉해 피해 면적은 316ha, 축구장 440여 개 규모입니다.
품목별로는 배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진주지역 농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농약값과 생계지원비 등 재해복구비를 지난해보다 인상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농작물 재해 보험 보상률도 80%까지 끌어올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강진석/한국배영농조합법인 이사 : "(냉해 특약은) 최대 농민이 70%까지만 받게 돼 있어서 자기 부담률을 빼면 50%밖에 혜택이 안 나옵니다."]
올해 전국의 농작물 냉해 피해 규모는 6천300여 ha, 조사 기간이 오는 19일로 연장되면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그래픽:박수홍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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