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1개월간 교통사고 기록 조작한 간 큰 경찰…내부 감찰서 덜미

[KBS 제주] [앵커]

한 경찰관이 교통사고 수사 기록을 장기간 조작했다가 적발돼 징역형을 받은 뒤 면직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무려 11개월 동안 14건의 인적 피해 사고를 단순 물적 피해 사고로 둔갑시켰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20년 12월, 이 도로에서 렌터카와 오토바이가 부딪쳐, 한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하지만 이 사고 조사와 처리를 맡은 서귀포경찰서 30대 A 경장은 '물적 피해'만 난 것으로 수사 기록을 조작했습니다.

A 경장은 2020년 5월부터 11개월 동안 어린이 교통사고 등 인적 피해 사고 14건을 단순 물적 피해 사고로 둔갑시켰습니다.

경찰 내부 감찰 결과 손쉬운 업무 처리를 위해서였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대가를 받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권대원/제주경찰청 감찰계장 : "자체 정기점검 과정에서 위반 내용이 확인돼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낸 사례입니다. 형사 사건 처리와 별개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중징계 처분이 확정됐습니다."]

조작한 수사기록에는 피의자가 무보험이거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을 위반한 사례도 3건이나 있었습니다.

자칫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뻔했습니다.

법원은 허위 공문서 작성 등 4개 혐의로 기소된 A 경장에 대해 경찰공무원의 의무를 저버려 강한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양형이 무겁다는 항소엔 "바뀐 사정이 없다"며 기각했고, A 경장은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습니다.

법원의 확정 판결 이후 A 경장은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최근 당연퇴직 처리됐습니다.

제주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분기별로 하던 교통사고 부서 점검을 매달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당시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 조치도 적절했는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한창희/그래픽:서경환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