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n번방’ 사건 첫 선고…‘엘’ 공범에 징역 6년

[앵커]

KBS는 지난해 8월부터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 착취물을 만들고 퍼뜨린 이른바 '엘'을 추적해 집중 보도해왔습니다.

오늘(9일)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호주에서 붙잡힌 성착취범 '엘'의 국내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공범 김 모 씨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습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만들고 퍼뜨린 '엘'과 그의 공범 김 모 씨.

'n번방'을 취재한 '추적단 불꽃'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했고, 피해자들은 다시 한번 고통받아야 했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아는 '남자 노예'가 있는데, 걔 시켜서 너네 집에 찾아가게 하겠다.' 아니면 '네 신상 다 뿌려버리겠다' 이런 식의..."]

'제2의 n번방' 사건으로 불린 '엘' 사건에 대해 법원이 첫 판단을 내렸습니다.

국내에서 먼저 기소된 공범 김 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한 겁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성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미성년자의 건전한 성장에 심각한 해악을 줬다며,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10년보다는 낮은 형량이었습니다.

[신진희/변호사/피해자 측 : "(검찰이) 10년을 구형했다는 건 그 정도로 중하다는 걸 뜻하는 거거든요. 과거 '박사방 사건'이나 'n번방' 사건을 기준으로 해서 이 사건은 형이 좀 낮은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유사 사건인 '박사방' 주범 조주빈에게 선고된 징역 42년, 공범 남경읍에게 선고된 징역 15년에 비해선 낮은 형량인데, 수사기관이 밝혀낸 피해자 규모가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씨는 '엘'과 함께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6개를 만들어 유포하고, 불법 촬영물 2천여 개를 소지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주범 '엘'은 지난해 11월 호주에서 붙잡혀 국내 송환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수사 결과 발표 후 관련 영상을 소지하고 유포한 16명을 추가 입건한 상태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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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