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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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이 난 후 우리는 이 말을 많이 썼습니다.
이번에는 "미안해" "아이들을 지켜주세요"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불법주정차를 단속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하고, 차가 덮치더라도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강한 울타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으로는 아이들을 지키기에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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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
세월호 사건이 난 후 우리는 이 말을 많이 썼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관매도 부근 해상(맹골수도)에서 침몰하면서 299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습니다. 이 사고로 박근혜 정권이 흔들릴 정도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사회 곳곳에 부실과 무능이 드러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로 이런 말을 많이 했습니다.
2023년 4월 28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 청동초등학교 앞에서 초등생 황예서(10) 양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무게 1.7t에 달하는 어망 원사가 황 양을 덮쳤습니다. 이번에는 “미안해” “아이들을 지켜주세요”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부산시 교육청 영도구 경찰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불법주정차를 단속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하고, 차가 덮치더라도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강한 울타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고원식 횡단보도, 스피드 디스플레이, 과속방지턱, 속도 위반 단속카메라 등을 설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것으로는 아이들을 지키기에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어른들이 불편을 감소하더라도 통학로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참사가 일어난 뒤에도 학교 주변에는 불법주차가 많다고 합니다. 구가 주정차를 못하게 하자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주변 초등학교 앞 도로는 아이들 등교시간에 차량 통행을 제한합니다. 운전자들이 불편하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해 돌아갑니다. 행정이 제도 시설 장비를 정비하고, 시민이 아이들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때 다시는 이런 사고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들 걱정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심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9일 오후 영도구청 앞에서 고(故) 황예서 양의 안타까운 죽음이 다시는 되풀이되서는 안 된다고 알리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청동초학부모 100여 명이 참석해 “예서야 미안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학부모들은 청동초 인근 제조업체가 밀집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영도구를 규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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