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이닝 10K 무실점' 양현종, 김광현과 8년만 대결서 환한 미소

기사내용 요약
변우혁에 홈런 맞은 김광현 6이닝 3실점 '시즌 첫 패'

[광주=뉴시스] 김희준 기자 = KBO리그를 대표하는 두 베테랑 좌완 에이스 양현종(35·KIA 타이거즈)과 김광현(35·SSG 랜더스)의 통산 7번째 자존심 대결에서 양현종이 크게 웃었다.

양현종은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SS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6피안타 무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였다.

무려 10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괴력을 과시했다. 볼넷은 1개만 내줬다.

양현종이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2020년 9월 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은 이후 977일 만이다.

아울러 양현종이 8이닝 이상을 던진 것은 2020년 10월 18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933일 만이다.

김광현과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며 KIA의 3-0 승리를 이끈 양현종은 통산 161번째 승리를 거둬 정민철과 함께 통산 최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섰다.

김광현도 6이닝 6피안타(1홈런) 6탈삼진 2볼넷 3실점을 기록하며 선발로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4회 홈런을 허용하고 SSG 타선이 양현종 공략에 애를 먹으며 침묵해 시즌 첫 패(2승)를 떠안았다.

2007년 나란히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우뚝 선 김광현과 양현종이 8년 만에 선발 맞대결을 하는 이날 경기에 큰 관심이 쏠렸다.

양현종과 김광현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고, 메이저리그(MLB)를 경험하고 돌아왔다는 공통점도 있다. 또 각각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둘의 선발 맞대결은 신인이던 2007년 5월 25일 인천에서 처음 맞붙은 이래 이번이 7번째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15년 9월 2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광현은 5⅓이닝 5실점에 그쳤고, 양현종이 6이닝 2실점을 수확했다. 승리투수에는 양현종, 패전투수에는 김광현이 이름을 올렸다.

맞대결을 펼친 6경기서 김광현은 2승 3패, 양현종은 2승 2패를 거뒀다.

이후 좀처럼 성사되지 않던 둘의 맞대결은 비로 인해 성사됐다. 지난 3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경기 연속 우천 취소로 쉰 KIA의 선발 로테이션이 밀리면서 김광현과 양현종이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페이스는 양현종이 더 나았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5경기에서 2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4.30으로 다소 높았다. 어깨 염증을 이유로 한 차례 1군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했다.

8년 만의 만남에서 올해 페이스가 더 좋았던 양현종이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우위를 점했다.

프로에서 나란히 17년째를 맞은 둘은 힘보다 노련미가 빛나는 투구를 펼쳤다.

양현종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꽂히는 직구를 앞장세웠고, 적재적소에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SSG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52개를 던졌는데 38개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슬라이더는 28개, 체인지업이 19개였다.

김광현은 평균 구속이 141㎞에 머문 직구 대신 주무기 슬라이더에 체인지업을 섞어던지며 KIA 타선을 상대했다. 투구수 85개 중 절반 정도인 42개가 슬라이더였다.

둘 모두 1회말을 큰 위기없이 넘겼고, 2회에 김광현이 먼저 위기를 만났다.

양현종이 2회초를 삼자범퇴로 마친 반면 김광현은 2회말 선두타자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이우성에 우익수 오른쪽으로 굴러가는 2루타를 맞아 2사 2, 3루에 몰렸다. 김광현은 한승택에 3루 땅볼을 유도해 위기를 벗어났다.

3회에는 병살타로 나란히 위기없이 이닝을 마쳤다.

양현종은 3회초 1사 후 김민식에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추신수에 2루수 방면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3회말 1사 후 류지혁에 우전 안타를 맞았던 김광현도 이창진에 유격수 병살타로 잡았다.

4회 이후 둘의 희비는 서서히 엇갈렸다.

양현종은 4회초 2사 후 최정에 안타를 맞았고, 이때 좌익수 이창진이 포구 실책을 저질러 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그러나 오태곤을 우익수 뜬공오로 처리하고 실점을 막았다.

김광현은 4회말 일격을 피하지 못했다.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든 2사 1루에서 변우혁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포를 헌납했다. 변우혁은 김광현의 2구째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홈런으로 연결했다.

5회초에도 양현종은 위기를 넘겼지만 김광현은 또 실점했다.

5회초 1사 후 박성한에 좌중간 2루타를 맞은 양현종은 김성현, 김민식을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했다.

김광현은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찬호에 우전 안타를 맞은 뒤 도루를 허용해 2사 2루에 몰렸고, 류지혁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양현종은 6회초 추신수에 볼넷을, 최정에 중전 안타를 내주면서 2사 1, 2루에 놓였다. 하지만 오태곤을 삼진으로 솎아내고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말 선두타자 김선빈에 안타를 맞았던 김광현은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았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김광현은 7회말 박민호에 마운드를 넘기며 먼저 임무를 마쳤지만, 7회까지 투구수가 90개에 불과했던 양현종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양현종은 추신수에 안타를 맞은 후 진루타를 내줘 2사 2루에 몰렸다. 투구수가 100개가 되자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양현종의 상태를 살폈다. 양현종은 계속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김강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며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양현종은 9회가 돼서야 정해영으로 교체됐다. 8회말 공격이 끝날 때까지 글러브를 옆에 끼고 더그아웃에 대기하며 완봉 의지를 내비쳤으나 KIA 벤치는 교체를 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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