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공원 담벼락·화단 '악취' 진동…'노상방뇨 천국' 가보니
오늘(9일) 밀착카메라는 노상방뇨에 대한 얘기입니다. 밝은 대낮에도,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에서도 볼일을 보는 사람들이 요즘도 많다고 하는데요.
'노상방뇨 천국'이라고까지 불리는 곳들을 이희령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서울 동대문구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민원 글입니다.
"노상방뇨 천국 청량리" "나가기만하면 노상방뇨를 목격한다"고 분노합니다.
현장은 어떨까.
누군가 소변을 눈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화단 벽에서 바닥까지 검은 얼룩이 생겼는데요.
여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입니다.
누구든, 언제든 불쾌한 장면을 마주할 수 있는 겁니다.
다음 날, 같은 곳에 얼룩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한 남성이 볼일을 보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최영재/인근 주민 : 그쪽은 아침에도 그래요. 출근할 때도 사람들이 거기다 오줌 누고 그래요. 그 사람들은 가리는 게 없어요.]
[김지혜/인근 주민 : 불쾌하죠. 적나라하게 다 보이니까.]
어두운 저녁, 또 다른 남성이 화단 뒤에 서서 소변을 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위치입니다.
쫓아가 물어봤습니다.
[A씨/노상방뇨 시민 : 안 했는데. {저희가 봤는데.} 뭘 보고 그래요. {부끄러우신 거면, 다들 볼 수 있는 데서 하시면 안 되잖아요.} 그래선 안 되겠죠. 그런데 장소가 마침 지인이 자리를 알려줘서. '여기서 그냥 해결해라.']
화장실은 바로 앞 청과물 도매시장에도 근처 지하철역에도 있습니다.
탑골공원 담벼락엔, 이곳이 문화유산이라 기초질서를 위반하면 처벌될 수 있다고 써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래 하수구는 공중화장실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더러운 물질들도 묻어 있고, 심한 악취도 납니다.
경고를 비웃기라도 하듯, 현수막 바로 앞에서 볼일을 봅니다.
주변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두 사람이 함께하기도 합니다.
[B씨/노상방뇨 시민 : 굉장히 내가 굴욕스러워. 이놈의 몸이 나오는데 어떻게 해. 잘못했어요.]
[C씨/노상방뇨 시민 : 범칙금 여기서 두 번 걸렸거든. 다른 사람이 봤을 땐 불쾌하지.]
[D씨/노상방뇨 시민 : 이게 다 문화재 아냐. 화장실 갈 데가 없으니까…]
왜 이곳에서 노상방뇨를 하는지 물었을 때 많이 나온 이유가 '화장실이 없다', '멀리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탑골공원 정문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금방 화장실이 나옵니다.
또 다른 화장실은 탑골공원에서 길만 건너면 나옵니다.
직접 걸어가 보니 2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불편하다 말합니다.
[E씨/노상방뇨 시민 : 여기서 소변보러 거기까지 걸어갑니까?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상인들은 매일 길에 물을 뿌립니다.
[인근 상인 : 물청소 날마다 안 하면 냄새가 나서, 여름 같은 땐 코를 못 들어.]
결국 지자체가 이동식 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인근 상인 : 화장실을 만들어 줘도 저 사람들이 들어갈까 싶어.]
노상방뇨, 하는 사람을 제외한 모두를 불쾌하게 하는 행위입니다.
나에게도 남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신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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