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 법원 나오다 체포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9일(현지시간) 방탄 방패를 든 사설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9일(현지시간)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AFP통신 등 외신과 파키스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칸 전 총리는 이날 수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 청사 밖에서 부패방지기구인 국가책임국(NAB)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칸 전 총리는 이날 보석을 요청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칸 전 총리는 크리켓 스타 출신으로, 2018년부터 정권을 잡았다. 그는 외국 관리에게서 받은 고가 선물 은닉, 부당 이익 취득 등 다수의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관련 혐의를 인정하며 칸 전 총리를 두고 5년간 공직 박탈을 결정했다. 칸 전 총리는 경제 파탄과 부패 문제로 지난해 4월 의회에서 불신임당했다.

휠체어를 탄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운데 흰 옷)가 9일(현지시간) 사설경호원들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칸 전 총리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장외에서 수사 및 재판 거부를 이어갔다. 파키스탄 연방수사국이 여러 차례 소환하려 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으며 재판 출석도 거부했다. 이에 법원은 체포 영장을 발부했고, 경찰은 여러 차례 체포를 시도했다. 하지만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이 거세게 항의하며 영장이 집행되지 않았다.

칸 전 총리가 이번에 체포되며 파키스탄 정국은 더욱 불안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키스탄은 오는 10월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칸 전 총리가 속한 파키스탄정의운동당(PTI) 등이 저항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칸 전 총리가 체포된 이날도 PTI 고위 관계자들은 “칸은 고문당했고 체포됐다”, “칸은 납치당했다” 등 공세를 벌였다.

이슬라마바드 경찰청 측은 이날 칸 전 총리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현장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도시에서 칸 전 총리 체포에 반발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발사했다고 AFP는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