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수해’ 임진강 주민들 “툭하면 홍수 대피 방송… 불면증도 생겨” [르포]

이민경 2023. 5. 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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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기 연천 삼화리의 임진강 일대는 연휴 동안 쏟아진 비로 수위가 올라갔지만, 우려할 수준의 높이는 아니었다.

홍수기마다 범람의 우려가 높은 임진강 유역은 비가 내리면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는 것이 일상이다.

임진강이 흐르는 군남댐(군남홍수조절댐)과 탄강댐(탄강홍수조절댐)은 이런 주민 불안을 달래기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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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수해’ 임진강 일대 가보니
北측 예고 없는 수문 개방 잦아
주민들 경고방송 소음피해 호소
강, 北에 치우쳐… 관리에 어려움
수위국 “24시간 감시… 대응 최선”
8일 경기 연천 삼화리의 임진강 일대는 연휴 동안 쏟아진 비로 수위가 올라갔지만, 우려할 수준의 높이는 아니었다. 홍수기마다 범람의 우려가 높은 임진강 유역은 비가 내리면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는 것이 일상이다. 일부 주민들은 홍수기마다 수시로 울리는 경보방송 탓에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삼화리 이장 A씨는 “이곳이 임진강 상류지역이다 보니 비가 내릴 때마다 대피방송이 나온다”며 “방송이 워낙 자주 나오는 통에 소음 피해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8일 임진강 군남댐 모습. 2002년 3월 수립된 ‘임진강 유역 수해방지 대책’에 따라 2006년 건설됐다.
연천=이민경 기자
임진강이 흐르는 군남댐(군남홍수조절댐)과 탄강댐(탄강홍수조절댐)은 이런 주민 불안을 달래기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다. 나봉길 수자원공사 연천포천권 지사장은 “임진강의 길이가 2만150km이고 그중 63%가 북한에 있는 공유하천이라 북한에 대한 강우 예측에도 홍수 관리가 어렵다”며 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경부는 자연재난대책기간(5월15~10월15일)을 앞두고 이들 댐의 홍수대응 점검에 나섰다.

군남대과 탄강댐은 1990년대 후반 경기북부에서 발생한 물난리를 예방하기 위해 2002년 마련된 ‘임진강 유역 수해방지 대책’의 일환이다. 군남댐은 북한이 2005년 임진강 상류에 건설한 저수량 3억5000만t(톤)의 황강댐 무단방류를 막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군남댐의 저수량(7100만t)은 황강댐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아 홍수 피해를 온전히 막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연남댐과 함께 연천군의 홍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또 다른 시설은 ‘필승교 수위국’이다. 필승교는 민간인통제선 지역으로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으로 입구부터 삼엄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임진강 최북단에 위치한 만큼 입구에서도 차량으로 한참을 지나야지만 도착할 수 있다.
지난 8일 경기 연천군 군남홍수조절댐을 찾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필승교 수위국은 북한의 댐 방류 여부를 가장 먼저 감시할 수 있는 곳이다. 급격한 수위 상승에 대비해 24시간 감시체제를 가동 중이며, 정부는 필승교 수위에 따라 단계별 대응을 운영하곤 한다. 군 관계자는 “이 지역이 적의 침투나 귀순 등이 12번이나 있었던 중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필승교 역시 평화로운 모습이었지만 주변을 둘러싼 철조망과 곳곳을 지키는 장병들로 인해 수위국이 최북단에 위치했음을 알 수 있었다.

군 관계자는 “전방 지역에 감시 장비로 북한의 댐 문제를 상시 감시한다”며 “과거 데이터를 갖고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홍수대응 방법을 설명했다. 군남댐에서도 올해 홍수를 국가위기관리 수준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연천=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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