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서도 총기 폭력 규탄 대규모 시위

유태영 2023. 5. 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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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연이틀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7명의 희생자가 나온 세르비아에서 8일(현지시간) 총기 폭력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수만 명이 모여 "세르비아는 폭력에 반대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세르비아는 인구 100명당 39.1자루의 총을 가져 민간인 총기 소유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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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난사 사건으로 17명 사망
수만 명 현수막 들고 거리 행진
야권 주도… 총격 희생자 추모도

지난주 연이틀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7명의 희생자가 나온 세르비아에서 8일(현지시간) 총기 폭력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수만 명이 모여 “세르비아는 폭력에 반대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야권이 주도한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한 교사는 AFP통신에 “더 이상 기다리고 침묵할 수만은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는 모든 아이들에게 안전한 학교, 거리, 마을, 도시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일부 신문사와 TV방송국이 폭력을 조장한다며 승인 취소를 요구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8일(현지시간) 열린 총기폭력 반대 집회에 모인 시민들이 국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세르비아에서는 지난 3일 13세 소년이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이 사망한 데 이어 국가 애도 기간인 이튿날 또다시 20대 총격범에 의한 총기 난사로 8명이 숨지면서 국민 분노가 커졌다. 베오그라드=AP연합뉴스
북부 항구도시 노비사드에서도 수천 명이 베오그라드로 흐르는 다뉴브강에 꽃을 던지며 총격 희생자를 추모했다.

앞서 베오그라드에서는 지난 3일 13세 학생이 등교하면서 들고 온 아버지의 권총을 난사해 학생 8명과 경비원 1명이 숨졌다. 이튿날에는 베오그라드 남부 믈라데노바츠 두보나 마을에서 21세 남성이 차를 몰고 다니며 무차별 총격을 가해 8명이 사망하고 최소 14명이 다쳤다.

브란코 루지치 교육부 장관이 학교에서 발생한 대재앙적 비극의 책임을 지겠다며 지난 7일 사의를 밝혔으나, 이날 시위대는 내무장관과 정보기관 수장의 동반 사퇴도 요구했다. 일부 참가자는 시위 종료 후에도 정부 청사 앞으로 몰려가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부치치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이날 시위를 “부끄러운 일”이라고 깎아내리며 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적 슬픔을 악용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나는 계속 일할 것이며 거리의 군중 앞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세르비아는 엄격한 총기법을 갖추고 있지만, 1990년대 내전 이후 회수되지 않은 수많은 총기가 사회 위험 요소로 평가된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세르비아는 인구 100명당 39.1자루의 총을 가져 민간인 총기 소유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나라다. 대다수는 면허 없이 보유한 불법 총기다.

세르비아 정부는 한 달간 불법 총기를 자진 반납하는 이에게는 아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 첫날 약 1500정의 총기가 회수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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