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에 놀란 은행권 "충당금 더 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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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충당금 적립 요구로 불만이 컸던 은행권이 달라졌다.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충당금 적립 요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청구서'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하도록 주문하면서 지속적인 적립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의 끊임없는 충당금 확대 요구에 피로감을 나타냈던 은행권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면서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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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충당금 적립 요구로 불만이 컸던 은행권이 달라졌다. 최근 연체율 상승 조짐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될 경우 잠재적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충당금을 쌓았던 은행권의 2분기 충당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1분기에만 2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1년 전의 2배 수준이다.
KB금융이 전년 동기(1458억원) 대비 358.3% 늘어난 6682억원을 신규로 적립했고,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89.4% 늘어난 4610억원을 쌓았다. 하나금융의 1분기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은 3432억원으로 1년 전(1646억원)의 2배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분기 1661억원에서 올해 1분기 2614억원으로 57.4% 늘렸다. NH농협금융도 300.9% 늘어난 2932억원을 적립했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대손충당금 총잔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충분치 않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 도입을 위해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은행의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충당금 적립 요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은행권에서는 불만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특히 충당금을 늘리면 배당 등 주주환원율 축소가 불가피해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은행권 연체율이 슬금슬금 상승하면서 은행권의 볼멘소리도 사그라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16~0.27%에서 올해 1분기 말 0.20~0.34%로 상승했다. NH농협은행의 연체율이 0.27%에서 0.34%로 올라 상승폭이 컸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연체율은 각각 0.22%에서 0.28%로 올랐다.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0.2%에서 0.23%로 올랐고, 0.1%대(0.16%) 연체율을 유지했던 KB국민은행도 0.2%로 올라섰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일부 종료되는 오는 9월에는 은행권 연체율이 더욱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다.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 잔액은 현재 37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청구서'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하도록 주문하면서 지속적인 적립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의 끊임없는 충당금 확대 요구에 피로감을 나타냈던 은행권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면서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의 2분기 충당금 규모는 역대급이었던 1분기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당금을 지속적으로 늘려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지만 충분하다는 기준을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최대한 보수적으로 충당금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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