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학폭 소송 불출석’ 권경애 징계 청구 만장일치로 의결

[학교폭력]

대한변호사협회는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을 대리하며 재판에 잇따라 불출석해 패소한 권경애(58·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에 대한 징계 개시에 들어간다.

대한변협은 9일 오후 조사위원회를 열고 권 변호사의 품위 유지 의무 및 성실 의무 위반 사안을 논의한 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만장일치로 징계 개시를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조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경위서를 제출했고, 이날 직접 출석하지는 않았다. 대한변협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권 변호사를 변호사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징계 여부와 수위는 오는 7월께 결정된다. 권 변호사가 변협의 징계 처분에 불복하면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 피해자 고 박주원(사망 당시 16살)양 어머니 이기철(56)씨가 학교법인과 가해자 등 20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을 대리하면서 세 차례나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항소가 취하된 것이 <한겨레> 보도로 알려졌다.

고 박주원양은 중·고등학교 시절 에스엔에스(SNS)에서 모욕 등 집단 따돌림을 당해 2015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어머니 이씨는 2016년 8월 서울시교육청과 가해자 등 3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1심은 지난해 2월 가해자 1명의 손해배상 책임만을 인정해 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가해자 쪽이 항소하고 권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이마저도 원고 패소로 변경됐다. 8년간 이어온 학교폭력 소송이 패소하자 어머니 이씨는 권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