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131배’ 폭증…“재난문자 바꾼다”
[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재난문자', 정부나 지자체가 국민들에게 각종 재난을 효과적으로 안내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죠.
이 재난문자, 하루에 몇 통이나 받아보셨습니까?
저는 지난 5일 하루에만 3통의 재난문자를 받았고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하루에 10통이 넘는 재난문자를 받은 날도 흔했습니다.
재난문자는 지난 2005년 도입됐습니다.
이후 2019년까지 송출된 재난문자는 한 해 평균 414건이었는데요.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재난문자도 급격히 늘었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3년 동안은 연평균 5만4천여 건의 재난문자가 송출됐는데요.
이전보다 130배 넘게 많아진 겁니다.
너무 잦아진 재난문자에, "조심하라는 건 알겠는데 요즘 너무 남발하는 느낌"이다. "알림을 꺼둔 지 한참 됐다." "이렇게 많이 보내니 안 읽게 되고, 이러다 진짜 심각하거나 위급한 상황 알림도 못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글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달 28일 밤에는 서울 종로구에서 잘못 보낸 재난문자가 논란이었는데요.
지진이 발생했다는 내용이었지만, 이내 잘못 보낸 것이라고 정정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런 현실에 재난문자가 '양치기 소년'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고요.
점차 국민들의 신뢰와 관심을 잃어가게 된 겁니다.
[채진/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 "얼마 전에 이틀(동안) 비가 왔는데 산사태 (재난)문자가 왔거든요. 이틀 비 와서 산사태는 나지 않습니다. 너무 준비 없이 그냥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한 그런 형식으로, 무사안일주의로 재난 문자를 많이 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재난문자, 이대로 둬선 안 된다." 정부도 위기의식에 최근 개선 방안을 마련했는데요.
크게 4가지입니다.
먼저 지진 관련 재난문자입니다.
현재 지진 발생 일시와 장소, 규모 등 재난문자 송출 권한은 기상청에 있습니다.
지자체는 대피 같은 행동 요령만 안내할 수 있는데요.
지난달 서울 종로구에서는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먼저 지자체와 기상청 역할을 다시 명확히 나눴고요.
또 재난문자 송출 대상 지역도 세분화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예를 들어 금산에서 지진이 났다, 그러면 충남 전체에 지진 재난문자가 발송됐습니다.
그래서 여파가 거의 없거나 느껴지지 않는 먼 거리의 당진 시민들도 지진 재난문자를 받게 되는 건데요.
앞으로는 이럴 경우 충남 전체가 아니라 지진이 일어난 금산 인접 지역에만 문자를 보내겠다는 겁니다.
극한호우 상황에서는 어떨까.
기존에는 재난문자 안내 기준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행안부가 지난달 관련 규정을 개정했고요.
극한호우를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기상청이 읍·면·동 단위의 위험지역에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하도록 했는데요.
다음 달 수도권에서 시범 운영되고요.
내년 5월부터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대설 관련 재난문자도 달라지는데요.
기존 재난문자는 이런 식이었죠.
"대설 특보 발표, 미끄럼 사고 주의, 운전 시 감속 운행" 그런데 앞으로 이 문자에서 단순 안내 내용은 사라집니다.
눈이 많이 왔을 때는 도로를 통제할 때만, 통제 도로 안내를 담은 재난문자를 보내도록 했고요.
당장 내일부터 시행됩니다.
이런 문자도 많이 받아보셨을 텐데요,
실종자를 찾는 재난문자입니다.
중요한 정보지만, 다른 재난문자와 섞여 재난문자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행안부는 2025년까지 실종문자만 전담하는 '앰버 채널'을 따로 만들기로 했고요.
이를 통해 실종문자를 재난문자와 분리할 예정입니다.
"공해 수준이다", "스팸문자처럼 느껴진다" "양치기 소년이다" 이런 갖가지 오명에 뒤덮여 있는 재난문자, 이번 개선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재난문자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 되길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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