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길고양이

경기일보 2023. 5. 9. 19: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길고양이

                   김경은

할머니 시골집에

길고양이 가족 살아요

낮에는 해님 피해

평상 밑에 숨었다가

별님이 찾아오면

달리기 경주해요

작은 바람 소리에도

꾸르륵 꾸르륵!

있는 힘 다해서

가족을 지켜요

그래픽. 유동수화백

온정 가득한 ‘할머니 집’

길고양이는 길에서 사는 고양이다. 그러니까 길이 집이다. 왜 길에다 집을 마련했을까? 이 동시는 길에서 떠돌던 고양이가 시골 할머니 집에 와서 사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서 독자들은 할머니의 따듯한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길고양이네 가족이 정 붙이고 살 만한 할머니 집을 찾아낸 끝에 보금자리를 틀었을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낮에는 해님 피해/평상 밑에 숨었다가/별님이 찾아오면/달리기 경주해요’. 고양이의 일상을 보여주는 이 대목이 숨어 지내는 길고양이의 슬픔을 말해준다. 그와 함께 이런 길고양이를 숨겨주는 할머니의 마음도 짐작하게 해준다. ‘작은 바람 소리에도/꾸르륵 꾸르륵!/있는 힘 다해서/가족을 지켜요’.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같다고 본다. 할머니는 길고양이의 이런 아름다운 가족애를 지켜보다가 길고양이네 가족에게 전세니, 월세니 그런 것 따지지 않고 무상으로 집을 내줬을 것이다.

사는 날까지 맘 편하게 살라는 당부와 함께. 한 세상을 함께 사는 것! 그건 인간뿐 아니라 동물과도 그리고 저 푸른 자연과도 같은 얘기가 되는 거 아니겠는가. 시인은 시와 시조를 넘나드는 것도 부족해 얼마 전부터는 시 낭송가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