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K] 전략환경영향평가 검증…클링커층 역할·기능 주목
[KBS 제주] [앵커]
KBS는 국토부의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증 보도를 이어 가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엔 제2공항 예정지에서 발견된 클링커층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확인된 것과 관련해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인희 기자, 제2공항 예정지 땅 속에서 발견된 클링커층, 좀 생소한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송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나요?
[기자]
네, 시청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화면을 준비했는데요.
용암이 흐르면서 표면이 굳게 되죠.
보시는 것처럼 용암의 굳은 표면이 깨져 클링커가 만들어지는데요.
용암이 클링커를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면서 처음에 형성된 클링커는 또 작은 파편으로 깨지게 되고요.
또 용암이 두꺼운 클링커층을 밀고 나가면서 부분적으로 관이 형성되는 형태를 띠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화산 송이 역시 화산 분출물의 일종인데요.
사진으로 보시면 굉장히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왼쪽이 송이 사진인데, 색깔이 더 붉고 기공이 조금 더 많은 모양입니다.
전문가들도 육안으로 보지 않을 경우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클링커층이 제2공항 예정지에서 두껍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국토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안 지반조사 내용을 보면 클렁커층 17곳이 발견됐다고 명시됐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점은 두께가 3에서 최고 9.6미터까지 두껍다는 겁니다.
클링커층은 앞서 보신 것처럼 용암이 흐르면서 깨진 화산암 파편인데요.
토목공학과 지질전문가들은 제주지역 용암류에선 1~2m의 얇은 클링커층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이처럼 두꺼운 클링커층은 동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2공항 예정부지 일대가 용암동굴 지대인만큼, 동굴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재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국토부가 예정부지에서 클링커층을 확인했다고는 했는데, KBS 취재 결과 지하수 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국토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보면 클링커층이 확인됐다라고만 명시가 됐습니다.
취재진은 그 기능과 특징을 추가로 확인했는데요.
잘 알려진 제주의 숨골은 비가 오면 거침없이 빨려 들어가고 스며든 빗물이 모여 제주의 지하수가 되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하지 않습니까.
경상대학교 지질과학과 손영관 교수는 "클링커층의 경우 투수도가 아주 높은 암석층이라 숨골 이상으로 지하수 이동에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 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실험을 해 봤는데요.
흙과 모래, 그리고 클링커층과 매우 흡사한 송이를 각각 2리터씩 준비했습니다.
물을 붓자마자 송이가 있는 통에선 바로 아래로 흘러내리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클링커층은 단단한 용암과 달리 연약한 지층이기 때문에 안전성 등도 고려해야 해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앵커]
강 기자, 그런데 이 클링커층이 지표에서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기능까지 있다고요.
[기자]
네, 취재진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클링커와 유사한 화산 송이를 활용해 정화 기능도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제주도두하수처리장에서 오수 2리터를 두 개의 통에 담아 한 통은 비교군으로 두고, 나머지 오수는 송이가 담긴 통을 통과시킨 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는데요.
분석 결과 BOD는 77%, 총인의 경우 91%까지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송이를 통과한 총유기탄소와 총인, 총질소의 농도는 하수처리장에서 3번의 처리 과정을 거쳐 최종 방류하는 수질 기준에도 적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 취재과정에서 송이의 정화능력을 분석한 제주대학교 이호원 교수팀과 국제대학교 오영훈 교수팀의 논문도 확인 할 수 있었는데요.
송이가 표면에 구멍이 많고 단위 체적당 표면적도 넓어서 제주지하수의 미네랄 함양을 높이고 오염물질 정화에도 뛰어난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같은 내용이 국토부의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기본계획안엔 담기지 않았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토부는 제2공항 예정부지에서 숨골 150여 개와 저류지 5곳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는 이들 모두 지하수자원보전지구 1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하수 통로인 클링커층까지 추가로 확인된겁니다.
그런데 이 지역이 매립될 경우 우려되는 지하수 오염과 지하수 함양량 감소, 그리고 비가 제주에서 가장 많이 내리는 성산읍 지역 침수 등에 대한 영향은 담겨있지 않습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앞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지와 계획이 적절하고 타당한지 분석하는 평가죠.
이를 보완해 기본 계획안이 마련되는데요.
평가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럼 강 기자, 이 발견된 게 국토부는 클링커층이라고 했는데. 시추조사는 제대로 됐을까란 의문이 따라오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 지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전문가들은 두꺼운 클링커층이 제2공항 예정지에서는 보기 어려운 경우 라고 입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지질 전문가들도 직접 육안으로 보지 않는 이상 클링커와 송이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는데요.
그래서 취재진은 국토부 측에 당시 시추조사에서 나온 시료 확인을 요청했는데요.
국토부는 용역사에서 당시 시료를 폐기해 현재 없다고 답을 한 상황이라고 전해왔습니다.
예정부지 면적이 축구장 780개가 넘는 규모인만큼 클링커층인지 송이인지 정확한 확인부터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국토부의 입장이 궁금한데요.
클링커층에 대한 새로운 내용과 재조사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네, 국토부는 우선 클링커층의 지하수 영향에 대해 제주도 자체가 용암 지형이라 제주 곳곳이 지하수 흐름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클링커층이 맞는지 등 추가조사는 환경영향평가 때 지역 전문가가 제안하는 방법이 있다면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도민 결정권을 위해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도민 경청회도 이번주로 마무리되죠?
[기자]
네, 제주도는 오는 13일, 토요일에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개최합니다.
사실상 마지막 경청회고요.
제주도는 이 달까지 제2공항에 대한 도민의견 수렴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주도는 8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갈등해결을 위해 도민결정권을 강조해왔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도민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할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앵커]
네, 강인희 기자 잘 들었습니다.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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