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도심 ‘미군 사격장’ 논란…이전 가능성은?
[KBS 창원][앵커]
네, 그러면 이번 사안을 처음 보도한 KBS창원 이형관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창원 도심 속 주한미군 사격장 공사, 어떻게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까?
[기자]
네, 지난달 말 KBS로 제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창원 도심 팔룡산 자락에서 대규모 벌목이 이뤄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녹지에서 벌목 행위는 법률로 엄격히 제한되는 데, 담당구청도 이를 자세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시민도, 자치단체 알지 못하는 수상한 공사의 정체를 확인하고자 취재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이후 취재진은 국방부와 주한미군 측이 주한미군 전용 사격장 공사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보도 이후, 국방부는 해당 사격장이 1972년 우리 정부가 미군에게 공여한 땅에 조성된 것이며, 원래 있던 사격장을 개선하는 공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개선'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이번 공사 규모가 꽤 커 보였습니다.
이런 공사를 자치단체 허가도 없이 진행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사격장 위치도 주거지랑 가까워 보이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산비탈이 완전히 민둥산이 될 만큼 공사 규모가 크고요.
사격장 반경 2km 안으로 천 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 5곳과 학교도 2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경상남도와 창원시에 이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는데요.
주한미군 지위협정, SOFA에 따라 공여지 안 시설 사업은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자치단체 협의가 의무가 아니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2001년 개정된 SOFA 양해사항에는 "지역사회 건강과 공공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신축 또는 개축 공사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지방 정부와 조정을 하며 건축 계획을 검토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둬야 한다"고 나와 있는데요.
사실상 국방부가 지방 정부와 함께 이번 공사를 협의할 필요가 있었던 것인데, 이를 간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KBS보도 이후, 시민 반발과 우려가 커지자 사격장 공사는 일단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만큼, 주민 불안은 여전한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KBS 보도 이틀 만에 주한미군과 국방부는 이번 사격장 공사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례적이고 신속한 결정이었는데요.
국방부는 안전상의 문제 등 주민 우려 사항은 창원시와 주한미군 측과 함께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주민들의 사격장 폐쇄나 이전 요구에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난관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사격장을 이전하는 데는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데다, 대체 부지를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이번 사격장은 공여지 내 군사 시설이라, 주한미군 측 동의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앵커]
네, 시민 불안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해보겠습니다.
계속 관련 취재 부탁하겠습니다.
이형관 기자였습니다.
촬영기자:지승환/영상편집:안진영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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