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저렇게 더비' 광주 이정효 "그땐 내가 미생이었다"VS서울 안익수 "그 얘긴 인제 그만"[현장인터뷰]

윤진만 2023. 5. 9. 19: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안익수 서울 감독은 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광주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를 앞두고 두 가지 이슈에 답을 해야 했다.

첫번째는 11라운드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주장 교체다. 서울은 광주전 당일 오후 오스마르를 신임 주장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주장 일류첸코가 직접 감독과 면담을 통해 '경기에 자주 나서는 선수가 주장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주장직 반납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2016년 서울의 첫 외인 주장을 역임했던 오스마르는 이로써 7년만에 다시 완장을 찼다.

안 감독은 "제 고민이 아니었고 일류(첸코)의 고민이었다. 일류는 워낙 프로페셔널 하고 자존감이 센 선수다. 항상 경기를 뛰든 못 뛰든 그 역할에 충실하다. 본인의 컨디션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다. 작년같은 퍼포먼스 잘 안나오면서 거기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죄송하다"면서 고민 끝에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안된다는 쪽이었다. 근래 몇 번 고사의 상황들을 겪었다. 본인 의지가 워낙 강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오스마르는 한국 선수같은 외국 선수다. FC서울을 대변할 수 있는 중심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선수란 건 누구나 다 인정한다. FC서울이 지금보다 발전할 수 있고 일류의 좋은 생각들이 소화가 돼서, (주장)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저렇게 축구하는 팀' 발언이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지난 3월5일 홈에서 서울에 0대2로 패한 뒤 "저렇게 축구하는 팀에 패해 분하다"고 말해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대중은 독설가 조제 무리뉴 AS로마 감독을 거론하며 'K리그에도 무리뉴와 같은 지도자가 나타났다'며 환호했다. 반대쪽에선 '상대팀에 대한 예의가 없다'며 비판했다.

이 감독은 "그때는 크게 계산해서 얘기한 건 아니다. 저도 큰 경험을 했다. 저희선수들이 미생이듯, 나 역시 미생이었다. 말이라는 게 무섭다는 걸 알았다. 그 이후에 내가 어떤 말을 했을 때 나쁘게 비춰질 수 있겠단 생각했다. 앞으로 감독 생활 하면서 그때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발언 하나에 주목하지 말고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질문에 우선 '그 얘긴 이제 그만하면 안될까요'라고 한 안 감독은 "우리 축구시장이 그렇게 건강하지 않다.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많다. 그 부분을 조금 더 발전시키려면 인프라적인 부분, 시스템 부분, 성숙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같은 동업자 정신에 대한 마인드도 키워야 한다. 우리가 언행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책임감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 부분들이 요구되는 시기다. 지금보다 축구시장 키워가는 게 우리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양팀의 분위기는 상반된다. 서울은 6승2무3패 승점 20점으로 1라운드(1R~11R)를 2위로 마쳤다. 직전 라운드에서 전북과 1대1로 비겼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광주는 최근 4경기 연속 무승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11라운드 홈경기에서 대전과 0대0으로 비겼다. 4승2무5패 승점 14점으로 7위다.

도전자 입장인 광주는 '에이스' 엄지성을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기용했다. 허 율 하승운 이희균 이순민 정호연 두현석 안영규 티모 김한길 이 준도 선발이다. 티모는 경고누적 퇴장 징계를 씻고 이날 복귀했다. 아사니는 벤치 대기. 이 감독은 "시즌을 처음 시작할 때 선수들이 미생이었다면, 그래도 지금은 미생의 티를 벗어난 것 같다. (오늘)리스크 안더라도 박스 안으로 들어가서 득점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골키퍼 이 준을 깜짝 기용한 것에 대해선 "주중 경기가 있으면 교체하기로 3주 전에 얘기가 된 것이다. 나는 골키퍼 코치의 말을 99% 듣는 편이다. 아마 골키퍼 코치가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고 조크했다.

서울은 '신임주장' 오스마르가 선발 출격하고, '전임주장' 일류첸코가 벤치에서 대기한다. 황의조 임상협 윌리안, 팔로세비치, 김신진 김진야 이한범 김주성 이태석 백종범도 선발 출격한다. 기성용 나상호 박동진은 밴치에서 출발한다.

안 감독은 1라운드 때 연승이 없다는 점을 꼬집으며 "상위 레벨에서 서울 브랜드에 어울리는 위치에서 싸우려면 연승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신진을 선발 투입하고 기성용을 벤치로 내린 결정에 대해선 "기성용이 팀을 위해 열심히 경기에 임해주다가 잔부상이 오는 케이스가 있다. 지금 시점이 중요하다. 팬들에겐 죄송하지만, 더 무리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데 제한적일 수 있다"며 "윌리안 김신진 등 다른 선수들이 그 역할을 해줄거란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