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강래구 구속에 ‘돈봉투’ 수사 탄력… 송영길 소환조사는 시일 걸릴 듯

유경민 2023. 5. 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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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을 구속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제 막 (강씨를) 구속해 구속 수사를 통해 조직적인 돈봉투 살포에서 누가 주된 역할을 했는지 확인하고 추가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며 "아직 수사가 많이 남아있어 당장 (소환조사할 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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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 檢 압색 당시 휴대폰 초기화
‘먹사연’ PC 하드 포맷 정황도
檢, 자금출처 파악 등 수사 전망
宋, 기존 사용 휴대폰 佛서 폐기
귀국 후 새로 개통해 檢에 제출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을 구속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돈봉투 살포 과정 대부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강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검찰은 돈봉투 살포에 가담한 현역의원 등 ‘윗선’으로 수사를 뻗칠 전망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전날 강씨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씨를 비롯한 사건 관련자들이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한 정황이 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 8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두번째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강씨에 대한 구속수사를 통해 사건 관계인들 간 구체적 공모 관계와 자금 출처를 파악하고 수수자를 특정하는 등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금품 공여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해서도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다만 송영길 전 대표 소환조사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제 막 (강씨를) 구속해 구속 수사를 통해 조직적인 돈봉투 살포에서 누가 주된 역할을 했는지 확인하고 추가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며 “아직 수사가 많이 남아있어 당장 (소환조사할 건) 아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장 20일간 강씨를 구속 수사할 수 있다.

검찰은 강씨를 구속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지난달 21일 법원이 강씨에 대한 첫 번째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자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지난 4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수사팀 소속 검사 6명과 강씨 측 변호인은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필요성을 두고 3시간 동안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180쪽 분량 파워포인트(PPT)를 제시하며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첫 번째 영장 청구 당시 확인하지 못했던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을 추가하고, 본인 및 관련자 진술을 통해 혐의에 대한 증거를 보강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연합뉴스
강씨는 2021년 3~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직자 등과 공모해 송 전 대표 당선을 목적으로 9400만원을 살포(정당법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살포된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강씨가 사업가 김모씨 등을 통해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강씨는 지난달 12일 검찰이 그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할 당시 사건 관련자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후에도 강씨를 중심으로 말맞추기 등 공범 간 조직적 증거인멸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 압수수색 대상이었던 송 전 대표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의 일부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포맷 혹은 교체된 정황이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16년 4월 28일 서울 여의도의 자신이 만든 연구소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전 대표 역시 지난달 30일 검찰에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가 아닌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 측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로 출국할 당시 현지에서 국내에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폐기했으며, 귀국 전까지는 송 전 대표가 방문연구교수 활동을 하던 파리경영대학원에서 제공한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귀국 직전 해당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귀국 후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관해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진정한 의미의 수사 협조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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