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에 쓴소리 던진 유인태 "생각 다르다고 찍어내서야"

친윤모임 '국민공감' 초청 강연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원로인 유인태(오른쪽) 전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친윤(親윤석열)계 공부모임 국민공감 행사에 강연자로서 참석하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親윤석열)계가 9일 더불어민주당 친노(親노무현)계 원로인 유인태(사진) 전 의원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났어야 하며, 당내에선 비주류 찍어내기를 자제하라는 충고가 잇따랐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친윤계 의원모임 '국민공감'에 초청돼 '한국정치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국민공감 역대 행사 중 이례적으로 김기현 당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핵심당직자들이 자리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민주당을 이끌며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는 질문에 "여야 관계가 현재와 같이 극단으로 치달은 배경으로 이 대표와 만나지 않은 윤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며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형사 피의자라도 만났어야 한다. 그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가 대선에서 졌으니 (당대표로) 안 나가기를 바랐지만, 자신이 선택을 했다"며 선출된 야당 리더임을 강조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검수완박법 중재안'을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수용했다가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번복된 것을 들어 "당과 대통령실에서 가장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선거제도 개혁과 의회 정치지형에 대해 "(정치 불신이 심각한) 불행한 현실을 바꾸려면 다당제로, 3~4당 정도, 주요 정당이 100여석 남짓하고 나머지 정당 30석 2개 정도(가 돼야 한다)"며 "지금은 기호 1, 2번이 아니면 생존이 안 되는 생태계"라고 개탄했다.

이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한 정당을 해도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바란다"며 "이 당도 누구 찍어내려 하지 말고, 소위 '개혁보수' 사람들이 그런 제도로 바뀌면 한 당을 하고, 민주당도 '개딸'하고 '수박'하고 한 당을 하는 게 온당치 않으니 따로따로 국민 심판을 받아보는 게 (낫다)"고 제안했다.

그는 차기 총선 공천 갈등에 대해선 지도부의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하라며 "모든 걸 경선에 맡기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선 유력한) 꽃밭에서 된 분들의 이해관계만 볼 게 아니라 (수도권 등에서) 아슬아슬하게 진 분들 의견을 수렴해서 발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국민들이 여당에 바라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실력"이라며 "국민공감 같은 공부모임이 조금 더 많아지고 활성화돼 유능한 정당, 실력을 갖추는 정당, 정책 주도권을 갖고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