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이 몹쓸 유전병?” 드라마 ‘닥터 차정숙’ 논란… 방심위에 민원 쇄도
“너,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을 할 수가 있어. 내 딸 인생을 망쳐도 분수가 있지. 이게 무슨 꼴이냐고!”
장모와 함께 병실에 들이닥친 장인이 병상 위 예비 사위의 환자복을 들추며 소리친다. 사위는 죄인이라도 된 듯 연신 “죄송하다”고 말한다. 장모가 말한다.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 내 딸이 괜찮대도 자네가 포기했어야지!” 장인은 한 술 더 뜬다. “내 딸 호강시켜주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허지만 시작부터 남편 병 수발 들게 만드는 꼴은 못 봐!”
지난 6일 방송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한 장면. 사위가 크론병에 걸렸다는 설정인 이 장면을 놓고 시청자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16% 넘는 시청률 고공 행진 중이던 이 드라마가 크론병에 대한 잘못된 묘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
크론병은 소화계에 염증이 일어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발병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병을 완전히 없애진 못하더라도 관리만 잘 하면 무리없는 일상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 병이 마치 극복 불가능한 몹쓸 병인 것처럼 그린 데다, 의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유전 질환’이라는 식의 묘사도 덧붙인 것이다.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삭제와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글이 400건 이상 쏟아졌다. 대부분 “크론병은 몹쓸 병도 아니고 유전병도 아니다. 그 부분을 삭제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는 9일 오전 기준 관련 민원이 43건 접수됐다.
크론병은 과거 가수 윤종신과 코미디언 출신 가수 영기 등 연예인들이 앓고 있다고 고백하면서 일반에도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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