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찍는 줄 알았네”…어설픈 日 강도단, 사람들 대놓고 촬영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5. 9.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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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강도 사건이 발생한 일본 도쿄 긴자의 고급시계점에서 경찰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일본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한 고급시계 상점에서 과감하면서도 어설픈 강도 사건이 벌어져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9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15분께 도쿄 긴자에 위치한 롤렉스 전문 판매점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흰색 가면을 쓰고 검은색 상하의를 착용한 강도 3명은 30대 남성 점원을 흉기로 위협했고, 공구로 진열장을 부순 뒤 손목시계 등 상품 100여 점을 훔쳐 달아났다.

특이한 점은 행인과 상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범행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중에도 꿋꿋이 시계를 검은색 가방에 담았다는 점이다.

한 여성은 상점 밖에서 범행을 지켜보다가 문을 닫아주기까지 했다. 범행을 마친 강도단이 이용한 흰색 렌터카의 번호판도 영상에 포착됐다.

어설픈 범행 현장을 담은 영상은 일본에서 화제가 됐고, 목격자들은 “드라마를 촬영하는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강도단이 이용한 렌터카를 추적, 사건 현장에서 3km가량 떨어진 아카사카의 한 주택에서 남성 4명을 체포했다.

체포 당시 이들은 범행 현장에서 입었던 것과 다른 옷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명 중 3명은 아카사카 주택 침입 혐의를 인정했고, 나머지 1명은 부인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요코하마에 거주하는 16~19세 남성이다.

경찰은 이들 중 2명이 소지했던 스마트폰을 압수해 분석하는 한편, 렌터카 근처에서 30여점의 손목시계가 든 검은색 주머니를 발견해 조사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4명의 관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며 경찰은 지난해부터 일본 각지에서 벌어진 강도 사건처럼 범행을 지시한 인물이 따로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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