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 영업사원' 이복현 "금융사 위해 해외 당국과 적극 소통하겠다"

[세계로 가는 K-금융] "당국 대 당국으로 허심탄회한 소통…창구 역할 할 것"
해외 진출 시 규제 완화도 시사…"싱가포르, 불러주면 또 오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서 발언하고 있다(금융감독원 제공)

(싱가포르=뉴스1) 서상혁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9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현지 감독 당국과의 소통 창구가 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지와의 규제 차익으로 인해 국내 금융회사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규제 개선에도 힘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싱가포르 팬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화재·코리안리재보험 등 국내 6개 금융회사와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 금융시장을 홍보하고 금융감독 방향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원장은 이날 "해외 진출 금융회사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라는 패널의 질문에 "당국 대 당국으로 만나면 공통적인 문제의식과 애로를 느끼는 만큼,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당국 대 당국의 소통 채널을 열어, 한국 금융회사가 바라는 것을 전할 창구 역할을 하려는 강한 의지와 계획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지 진출 시 국내 규제로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규제 완화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들이 해외 투자 시 국내 금융 규제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도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증권사 현지 법인 위험 가중치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국내 법인에 준해 완화하거나, 은행이 투자할 때 해외에서 비은행 또는 비금융권에 사업 영위가 허용돼 있다면 금융당국도 마찬가지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같은 노력이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국 입장에선 금융회사의 글로벌화 자체보다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회사가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는 데 대해선 "금융당국도 금융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국제 기준에 비해 너무 낮고, 이 때문에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원장은 해외 투자자로부터 '저평가의 원인이 배당에 대한 금융당국의 지나친 간섭'이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마련했다면 배당 등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 정부는 관여하지 않고 시장 자율에 맡기겠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는 점을 강하게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약속을 믿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감원장의 해외 IR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복현 원장의 이번 싱가포르 방문은 몇몇 금융회사의 지원 요청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앞으로도 금융의 활력을 높일 지원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IR을 어떻게 정례화할지는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활동은 하나의 정책으로 지속돼야 한다"며 "당국의 일원으로 있는 동안 아이디어를 달라, 싱가포르에서도 불러준다면 또 오겠다"라고 말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