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정상회담 두고 與 "정상화의 길"vs野 "글로벌 호갱"

정진석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경색 국면 타개"
윤호중 "우리가 키다리 아저씨 노릇할 나라는 아냐"
'녹취록 파문' 태영호에 민주당, 외통위 사임 촉구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과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과거사 관련 발언이 "과거보다 후퇴했다"며 '글로벌 호갱외교'라고 맹공을 폈고, 국민의힘은 확장억제 강화 등 성과를 내세우며 반박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기시다 총리 방한을 계기로 한일관계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경색 국면을 타개하고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문재인 정권 5년간 한일관계는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지만, 다시 훈풍이 불고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도 "한일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문재인 정부에서 최악의 관계로 만들어 놓은 한일관계를 완전히 정상화시켰다는 점"이라며 "지난 정부처럼 과거사에 집착해 모든 국익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대통령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태호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우리가 미국과 일본에 키다리 아저씨 노릇을 할 나라는 아니지 않냐"며 "우리보다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인데 퍼주고 다녀야 하냐. 윤 대통령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좋은 일 하고 다닌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국제적 평가는 글로벌 호갱이라고 평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가치 외교라는 미명하에 평화와 균형 외교의 축이 깨지고 있다"며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 대해서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면서 마치 한미일 대 중러북의 갈등과 대립 구조로 판을 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도 외교부에 "물컵 반이 채워졌나"라고 묻으며 "오히려 채운 물컵이 벌써 다 증발하고 없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4‧3사건 관련 발언과 녹취록 유출 파문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태영호 의원의 외통위 사임을 촉구했다. 태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녹취록 파문을 거론하며 "태 의원이 외통위원으로서 명패를 걸고 있는 것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국익과 관련되는 외통위에서 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외통위원을 사임하고 있는 것이 기본적인 절차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상임위 배정은 저희 당에서 하는 것"이라며 "태 의원의 문제는 저희 당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는데 상임위에서 배제하라는 발언은 과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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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수정 기자 crysta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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