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해명 논란 "주식 팔아 코인샀다" →재산신고엔 '주식매도 예금증가'

조현호 기자 2023. 5. 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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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이용우 조응천 정청래까지 비판 "앞뒤 안 맞아"
김남국 "일부 수익금으로 예금 계좌 입출금, 비판 안맞아"
의혹 나흘 만에 대국민 사과 "내부자정보 이용안해"
"모든 거래내역서 다 공개하라" 목소리 더 높아져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직에 있으면 가상자산 위믹스 코인에 투자한 데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내놓은 해명으로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김 의원은 가상자산 초기투자 자금을 본인 보유 LG디스플레이 주식 9억8000만원어치를 매도해 마련했다고 했으나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재산 신고 내역엔 9억6800만원 가량이 증가한 사유에 대해 보유주식 매도라고 기재했다. 주식 팔아 가상화폐를 샀다고 했는데, 재산신고 내역엔 주식 팔아 예금이 늘었다고 기재돼 있으니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의문을 두고 일부 언론에 가상 자산 투자로 생긴 일부 수익금이 계좌에 입출금되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비판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고 보도됐다. 직접 질문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오후 입장문에서 초기투자금과 관련해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은 보유하고 있던 LG디스플레이 매각대금”이라며 “2021년 1월 13일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주문하여 9억8574만1515원의 예수금이 발생해 해당 금액을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의 지난 2022년 3월 공개된 재산 신고 내역을 보면, 증권 재산 가운데 LG디스플레이 주식 5만675주인 9억4000만원 어치를 전량매도했다고 기재했다. 반면에 예금액은 10억2443만9000원이 증가했고 5632만3000원 감소해 모두 9억6800만원이 순증했다. 예금 변동사유 항목에도 김 의원은 '보유 주식 매도금액 및 급여 등'이라고 기재했다.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한 해명의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책임자(CIO COO) 출신의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 부분에서 앞뒤를 맞추는 게 필요하다”며 “주식을 팔았다면 주식이 감소하고 예금이 늘었을 거고, 그걸 가지고 코인 투자를 했다면 예금이 감소해야 하는데, 감소할 때 얼마짜리를 언제 샀는지가 빠져 있다. 공직자 재산 등록의 핵심은 자금 흐름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행자인 김현정 PD가 “기자들이 취재해 보니까 김 의원이 당에 '주식 판 대금 9억여 원으로 코인 산 거 맞는데 재산 신고하기 전 몇 개월 동안 코인이 불었고 거기서 9억여원을 현금화해서 예금으로 넣었다. 그 다음에 재산 신고가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며 “그렇게 되면 재산 신고할 때 주식 매각 대금이라고 쓰면 안 되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용우 의원은 “그렇죠”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밖에도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이상거래 탐지를 두고 “이상한 거래로 보는 기준을 확인해 보니까 은행에 현금 1000만원 이상을 인출 몇 번 하면 신고한다(고 한다)”며 “거래소에서 왜 김남국 의원의 계좌에 대해서 이상 거래로 탐지했을까, 1000만 원 이상의 현금이 계속 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김남국 의원이 해명한 것은 본인이 현금으로 찾은 거는 440만 원밖에 없었다는데, 이 말 자체는 앞뒤가 전혀 안 맞는 얘기”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법적 문제 외에도 '출처가 분명하고 투명한데 무슨 문제냐'는 김 의원의 해명을 두고 “정치인으로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인 투자의 큰 변동성으로 인해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손실을 보면서 얼마나 좌절을 겪었겠느냐”며 “그런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서 공감하지 않은 채 법적으로 문제없는데 무슨 일이야고 하는 것은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의원의 해명을 두고 “열심히 해명을 했는데 전부 전체 다를 까지는 않은 것 같다”며 “주식을 매각해서 코인을 샀다는데 또 예금 증가가 한 10억 되는데 그 출처를 주식 매각이라 소명해 그럼 뭐냐(는 의문이 나온다). 명쾌하게 모든 과정을 한꺼번에 밝히지 않는 이상은 계속 이런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그때마다 계속 해명해야 되는데 궁색해진다”며 “예를 들어 왜 예금하고 안 맞느고 했더니 지난해 2월에 전세보증금 마련하느라고 8억원을 현금화했다고 했는데, 그럼 'ATM으로 인출한 440만 원 말고는 현금화한 게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이런 얘기가 또 나오잖느냐”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재산등록하듯이 일괄해서 다 공개를 하는 게 저는 해법”이라고 제안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입장문에서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은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 매도 금액이라고 밝히고 있다. 강조표시한 부분. 사진=김남국 의원

조 의원은 이밖에도 당내에서 김 의원을 두고 “처음에는 이 친구가 이렇게 돈이 많았어?”라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자신의 정치생명과 전 재산을 걸겠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물증이나 정황 같은 게 있고 난 다음에 그렇게 얘기를 했어야지 조금 성급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위믹스 같은 리스크가 큰 코인에 투자한 것을 두고도 조 의원은 뭘 믿고 10억이나 투자했는지 의문이라며 “뭐 알고 들어간 것 아니야, 뭐 있는 것 아니야, 내부정보,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해소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 “공직자가 주식이나 코인 같은 걸로 재산 증식에 데 뛰어들었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김 의원의 초기 투자금 설명과 재산신고 내역이 배치되는 점을 두고 “대체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냐”며 “혹시 도깨비 방망이나 알라딘의 요술램프라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더 이상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지 말고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의 전자지갑 이체 및 거래 내역'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미디어오늘은 김 의원에게 왜 'LG디스플레이 주식 판돈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는 8일 해명과 '주식 매도 금액으로 예금이 늘었다'는 2022년 재산신고 내역이 안 맞느냐는 질의를 했으나 아직 답변을 얻지 못했다. 다만 김 의원은 9일자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공직자 재산신고는 12월 31일 기준으로 법률에 따라 충실하게 했다”며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동안에도 일부 수익금을 은행 입출금 계좌에 현금으로 예치하거나 다시 재투자하기도 했기 때문에 '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동안 입출금 계좌에도 돈이 들어있냐'는 지적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3월 국회 재산신고 내역에서 LG디스플레이 보유 주식 전량(9억4000만원)을 매도했으며 보유주식 매도로 예금이 9억6800만원가량 증가했다고 기재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원 재산 신고 내역

또한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직접 출연해 최초 가상화폐 투자 시기는 2016년 2월경부터 이더리움에 8000만원 투자한 것이며 변호사 일을 하면서 '제 돈으로 이제 내돈내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LG디스플레이 주식투자한 돈은 어디서 났는지를 두고 “전세가 만기가 도래해서 전세 자금 6억을 가지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폭락직전에 판 것 아니냐는 의혹에 “폭락하고 있을 때 팔았다”고 해명했고, 내부자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남국 의원은 의문과 비판이 쏟아지자 9일 오후 의혹제기 나흘 만에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민생 위기 속에 공직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더 일찍 사과드렸어야 했는데, 억울한 마음에 소명에만 집중하다 보니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못했다”며 “어제(8일) 입장문을 통해 자세히 소명했지만, 모든 거래는 실명 인증된 계좌를 통해서 제 지갑으로만 투명하게 거래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거나 상속·증여받았다는 것 역시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라며 “당에도 충실하게 근거자료 일체를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 당의 조사에 적극 임하고, 혹시 추가로 요구하는 자료가 더 있다면 성실히 제출하겠다”고 썼다.

민주당 인사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김동연 경기도 지사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김현정의 뉴스쇼)고 비판했고, 정청래 의원도 “유감 표명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그렇게 조언을 했다”(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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