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난 예금 9억은 코인 투자로 번 돈… 김남국, 결국 사과

김승환 2023. 5. 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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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코인'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9일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런 김 의원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건 그간 그의 대응이 논란만 키운다는 당 지도부의 경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의원이 전날 가상자산 투자금 출처 등 내역을 공개한 뒤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예금 9억원' 논란도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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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제기 나흘 만에 입장문
오전엔 유튜브서 ‘정치수사’ 주장
당내 압박… 6시간 만에 입장 바꿔
金 “국민 눈높이에 안 맞았다”
네티즌, 金 코인 지갑 주소 추정
‘60억 아닌 100억 보유 기록’ 주장
‘60억 코인’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9일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의혹 제기 나흘 만이다. 그간 김 의원은 법 위반 사안이 아니라며 “한동훈 검찰 작품”이라는 등 정치적 공격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해명했는데 또 해명하라는 거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터다. 그런 그가 수 시간 만에 입장을 바꿔 대국민 사과를 한 건 결국 당 지도부 내에서부터 터져나온 비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김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민생 위기 속에 공직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 당의 조사에 적극 임하고 혹시 추가로 요구하는 자료가 있다면 성실히 제출하겠다”고도 했다.

◆당 지도부 경고에 고개 숙인 金

김 의원은 입장문 배포 6시간여 전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는 “(검찰의 계좌 추적은) 정치수사라고 생각된다”며 “(관련 내역 자료를) 통째로 검증할 수 있도록 검찰에 다 던져 줘버릴 생각”이라고 했다.
그런 김 의원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건 그간 그의 대응이 논란만 키운다는 당 지도부의 경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비명(비이재명)계 송갑석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더 큰 문제는 김 의원이 (전날) 입장문을 내면서 국민과 당원 앞에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는 태도”라며 “서민의 아픔을 대변하겠다는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사적 이익을 얻기 위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코인을 사고팔고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냐”고 비판했다.

실제 김 의원이 전날 가상자산 투자금 출처 등 내역을 공개한 뒤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예금 9억원’ 논란도 불거졌다. 그는 가상자산 초기 투자금이 2021년 1월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해 발생한 예수금 9억8574만원이라며 현재 보유한 가상자산 가치는 9억1000만원이라고 했다.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김 의원은 2021∼2022년 ‘보유주식 매도 등’으로 예금액이 9억여원 증가했다고 밝힌 터라 주식 전량 매도 예수금을 가상자산에 모두 투자했다는 설명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김 의원은 예금 증가분이 가상자산 투자액에서 원금을 회수한 것이라고 당 지도부에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김 의원이 임기 중 투기 성격이 강한 가상자산 시장에 9억원 정도를 투자해 2배로 불렸다는 말이 된다.

◆30억원 투자 손실 의혹도

김 의원이 가상자산을 보관한 지갑으로 추정되는 주소가 확인됐다는 주장도 한 코인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왔다. 이 지갑은 김 의원이 전날 공개한 가상자산 지갑 ‘클립’ 생성일과 가상자산 위믹스 이체 기록, 잔고 등을 토대로 지갑 주소를 특정한 것이다. 이 지갑 주소를 특정했다고 주장하는 가상자산 커뮤니티 운영자 변창호씨는 “블록체인은 일종의 지문이 남기 때문에 김 의원이 기록을 많이 가렸지만 남은 증거를 토대로 특정할 수 있다”고 했다. 변씨는 지난해 위믹스의 발행량 허위공시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인물이다.
가상자산(가상화폐) 위믹스가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된 2022년 12월 8일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에 위믹스를 홍보하는 문구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세계일보가 이 지갑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1∼3월 위믹스 보유량은 127만2843개였다. 당시 가격으로 환산하면 100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잔고는 3억749만원이었다.

이 지갑에서는 지난해 위믹스 51만2000개(33억원)로 가상자산 클레이페이(KP)를 사들였다가 그 가격이 99% 손실을 기록해 4638만원만 남은 사실도 확인됐다. 일명 ‘러그풀’(가상자산 자금만 모으고 서비스를 폐쇄해버리는 일종의 사기)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김승환·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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