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기시다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 예정…“78년의 恨 풀리는듯” [경기일보 보도, 그 후]
“고통받는 후손에 위로의 장 될 것... 일본도 객관적 사실 교육했으면”
“역대 대통령 중 일본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한 일이 없었습니다. 78년만의 한이 풀릴 정도로 눈물이 나네요.”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 이후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한다고 밝힌 가운데,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원폭피해자들이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경기일보 ‘경기ON팀’이 지난 2021년 ‘끝나지 않은 원폭피해자’ 기획보도를 통해 경기도가 원폭 피해자 지원을 3세대까지 확대하고 생활보조수당 등을 지급하는 등 선도적인 정책(경기일보 2021년 12월17일자 1면)을 펼치고 있어 향후 정부차원의 관심과 지원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일 정상은 오는 19일 개막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의 히로시마 방문 계기에 우리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국원폭피해자들은 환영의 뜻과 함께 향후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경기일보가 9일 평택시에서 직접 만난 박상복 경기도 한국원폭피해자협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함께 원폭 희생자를 언급하는 것 자체로 감회가 새롭다”며 “여전히 원인 모를 병으로 고통받는 원폭 희생자 후손들에게도 새로운 위로의 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사회에서도 원폭피해에 대한 교육이 미흡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정치권과 민간에 객관적인 사실이 전달되고 희생자와 유족들이 위로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박 회장은 “정부가 우리의 한과 소망 모든 게 서려있는 위령비의 상징을 제대로 파악하고, 일본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가며 희생자에게 적절한 지원을 이어가길 바란다”며 “협회 회원들과도 전화를 통해 많은 소회를 나눴다. 정치적 셈법 이전에 평화를 우선시하며 나아가는 국제 사회가 되도록, 또 국회에서 계류된 관련 제도들도 원활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원술 한국원폭피해자협회장 역시 이날 경기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 총리나 역대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있는 위령비에 참배한 경험이 없다. 얼마나 고마운지 눈물날 정도”라며 반색했다.
특히 정 회장은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이나 후손들의 생활이 넉넉하지 못하고, 1세대의 경우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는 취약한 삶을 살고 있다”며 “협회의 경우 운영비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이들에게 남은 생의 보람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총리의 위령비 참배 시점에 맞춰 우리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및 경기, 서울 등 5개 지부장들이 일본에 가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만약 대통령과 교포 면담이 성사되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우리의 아픈 과거사와 회원들의 고충 등에 대해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원폭피해자협회 서울지부장을 맡고 있는 정정웅 지부장도 이날 경기일보에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위령비 참배가) 정말 잘하는 거다. 원폭 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이런 일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 지부장은 “정부가 수립되고 원폭에 대해 대통령이 위령비를 방문한다던가 관심을 가져준 일이 없었다”면서 “약간의 도움이 있었지만 우리 원폭피해를 상징하는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위령비 참배를 일본 측에서 제안했고, 대통령이 수락해서 참여한다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그래서 우리로서는 아주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wti@kyeonggi.com
손사라 기자 sara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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