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계약만료 고지없고 가입제한까지'…HUG, 전세보증보험 '도마 위'

박지애 2023. 5. 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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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살던 집 그대로 전세를 연장 계약한 직장인 김 모 씨는 처음 전세 계약 시 가입했던 보증보험 계약을 갱신하면서 자동 취소된 사실을 알고 당황했다.

'빌라왕 사기' 등 전세 사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불안했던 김 씨는 올해 1월 다급한 마음에 전세보증보험에 재가입하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사흘 연속 가입을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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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전세사기로 보증보험 가입 급증하는데
비대면 가입 시, 가입자 몰리면 가입 제한둬
계약만료 앞두고 고지안해 자동취소에 낭패
HUG "비대면 가입 관리인력 16명에 불과해
가입자 몰려 과부하 시 가입제한 두기도 해"
세입자 안전판 역할 불구, 시스템 개선 지적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지난해 12월 살던 집 그대로 전세를 연장 계약한 직장인 김 모 씨는 처음 전세 계약 시 가입했던 보증보험 계약을 갱신하면서 자동 취소된 사실을 알고 당황했다. ‘빌라왕 사기’ 등 전세 사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불안했던 김 씨는 올해 1월 다급한 마음에 전세보증보험에 재가입하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사흘 연속 가입을 거절당했다. 네 번째 도전 만에 등록했지만 한 달 넘게 심사 과정이 걸렸고 그마저도 보완 서류를 요구하면서 두 달여 만에 재가입 할 수 있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역전세’(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앞 세입자의 보증금보다 뒤 세입자의 보증금이 낮아지는 현상)와 ‘전세사기’ 증가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려는 세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정작 이를 담당하고 있는 HUG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오히려 가입을 제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갱신하는 세입자는 전세보증보험 계약도 갱신해야 하는데 사전에 이를 고지하지 않아 자동취소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세입자의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할 HUG가 시스템 미비와 담당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어 미흡한 세입자 보호가 도마 위에 올랐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HUG는 전세를 갱신하는 세입자에겐 전세보증보험이 자동 취소된다는 사실을 알리기는커녕 재가입 시에도 까다로운 제약을 적용하고 있다.

전세 계약 연장 시 세입자가 직접 보증보험을 연장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취소되는데 현재 HUG에서 사전 공지하는 시스템이 없다. 대부분 계약 연장 시 자동 취소된 사실을 몰라 낭패를 보는 세입자가 상당수다. 전세보증보험은 전세 기간 만료 시기에 맞물려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첫 전세 계약 땐 공인중개사가 해주지만 계약 연장은 세입자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

현재 전세보증보험은 비대면과 대면 방식으로 최초 가입하거나 계약 갱신할 수 있다. 대면 방식은 HUG가 은행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으며 비대면 방식은 HUG 홈페이지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대면 방식은 은행업무를 마치는 오후 4시 이전 창구에 방문해야 한다. 시간적 제약 때문에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데 문제는 비대면 가입을 관리하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하루 수천 건 이상 가입자가 몰리면 가입을 받을 수 없다. 현재 비대면 가입을 관리하는 HUG의 실무 인력은 16명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전세사기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려는 세입자가 한꺼번에 몰리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HUG가 가입을 제한했다.

HUG 관계자는 “현재 비대면 가입 시 가입인원 제한을 두지 않지만 가입자가 한꺼번에 몰리면 탄력적으로 운영해 가입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며 “수요가 많아 과부하가 걸리면 실질적으로 최대한 수용하려 해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세 사기를 당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이를 우려한 가입자 수는 매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HUG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세보증보험 발급 건수는 7만1321건으로 전월(5만9788건) 대비 19.2% 증가했다.

전세 사기 피해 속출한 인천 미추홀구 아파트(사진=연합뉴스)

박지애 (pj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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