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인권위도 무시한 박원순 옹호 다큐…“전형적인 가해” 비판

이주빈 2023. 5. 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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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으로 피소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을 부정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오는 7월 개봉된다.

성폭력 피해자를 대리했던 김재련 변호사는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해자를 지지하는 자들이 보이는 수년간에 걸친 행태는 피해자의 회복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2차 가해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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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망과 성추행 논란]

2020년 7월 서울의 한 대학 도서관 앞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성폭력으로 피소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을 부정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오는 7월 개봉된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원순 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인 ‘박원순을믿는사람들’은 지난 2일 영화 ‘첫 변론’의 포스터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해당 포스터와 영화 예고편에는 박 전 시장의 측근이었던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등장해 피해자의 증언을 일방적으로 부인한다. 영화는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박 전 시장의 측근들을 인터뷰한 책 〈비극의 탄생〉(2021)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해당 책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나온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를 대리했던 김재련 변호사는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해자를 지지하는 자들이 보이는 수년간에 걸친 행태는 피해자의 회복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2차 가해 행위”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누가 감히 권력자의 성폭력을 고발할 수 있을 것이며, 누가 선뜻 피해자를 대리할 수 있겠는가”라며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단호한 동참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목소리를 낸 이후 2차 가해에 맞서는 것은 피해자가 아닌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이어야 한다”며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피해자 대신 목소리 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피해자가 용기 내어 문제 해결을 하려고 나섰고 사회 시스템이 작동해 여러 기관에서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인정했다. 이것을 모두 믿지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은 폭력의 반복”이라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고위 공직자가 성폭력 사건으로 스스로 사망한 것도 비극적인 일인데, 가해자가 없는 상황에서 가해자 주변인들이 그를 비호하기 위해서 대대적으로 자원을 동원한다는 것은 더 큰 비극”이라고 말했다.

앞서 법원과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인정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21년 1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박 전 시장이 업무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 등 관계기관에 피해자 보호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권고를 결정했다.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인권위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1월 법원은 인권위의 결정이 적절한 조처였다고 판결했다. 강씨는 항소했고 지난달 20일 첫 재판이 열렸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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