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AI로 채색 돕고, 불법유통 막고… 웹툰 생태계 `상생 모델` 그리다

윤선영 2023. 5. 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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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혁신기술로 창작활동 적극 뒷받침
AI로 색 입혀… 한시간 걸리던 작업 5분만에
작가들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도 쉽게 구현"
'툰레이더'시스템으로 작품 불법 유통 차단도
보호 저작물 경제적가치만 연간 3000억 수준
사진을 웹툰처럼 바꾸는 '웹툰미'도 주목받아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 '웹툰위드 스토리테크' 개요 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의 웹툰 AI 페인터 기본 채색 기능 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의 '웹툰미' 이용 모습. 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의 '웹툰미'를 적용해 사진 속 인물들이 인기 작품 속 캐릭터로 변신한 모습. 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이 AI(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은 물론 작가와 수익을 공유하는 상생모델을 가동하며 창작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지난달 27일 정식 공개한 창작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 '웹툰 위드(WEBTOON With)'에는 네이버웹툰의 기술 연구가 주요 활동으로 포함돼 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창작 도구 개발을 위한 연구, 작가들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연구 등 AI 기술 연구 조직의 주요 활동 내용을 인포그래픽과 함께 공개했다.

◇디지털 퍼스트 콘텐츠 뒷받침하는 기술조직= 네이버웹툰은 개발자가 전체 직원의 거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는 스토리테크 플랫폼이다. 디지털 퍼스트 콘텐츠의 특성을 가진 웹툰과 기술은 필수불가결 관계로, 기술은 웹툰 플랫폼의 전 영역에 적용돼 있다. 네이버웹툰은 작가의 창작 활동을 돕는 기술은 물론 창작자와 독자의 연결, 창작자 수익 모델 개발, 저작권 보호, 불법 콘텐츠로부터의 이용자 보호 등 수많은 기술을 독자적으로 연구 개발하며 창작자 생태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자체 AI 기술 연구 조직 '웹툰 AI'는 웹툰, 웹소설 등 컨텐츠 도메인의 AI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국내 유일한 조직이다. 웹툰을 통해 콘텐츠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네이버웹툰은 AI 기술을 활용한 기술 혁신을 더해 진정한 '스토리테크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웹툰을 그릴 수 있게= 네이버웹툰은 △자동 채색 툴 '웹툰 AI페인터' △사진이나 영상을 실시간으로 웹툰 화풍으로 바꾸는 '웹툰미' △불법 유통 복제물을 감시하는 '툰레이더' 등 세상에 없던 AI 기술을 만들어 실제로 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디어만 있어도 웹툰을 그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웹툰 AI 페인터'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스케치 맥락에 맞게 자연스럽고 웹툰스럽게 채색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창작자가 색을 선택하고 원하는 곳에 터치하면 AI가 필요한 영역을 구분해 자동으로 색을 입혀준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것과 달리 몇 번의 터치만으로 채색이 가능해지면서 채색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을 줄여 창작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웹툰 AI 페인터'에는 네이버웹툰이 3년 동안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접목돼 있다. 딥러닝 기술로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한 1500여 작품의 약 12만회차 분에서 30만장의 이미지 데이터를 추출해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 배경 등 이미지 속 각 영역에 대한 특징, 다양한 채색 스타일을 학습시켰다. 특히 이미지 학습을 통해 웹툰 채색에 특화되도록 개발해 개성이 강한 그림체도 깔끔하고 뚜렷하게 웹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한 시간 걸리던 채색이 5분으로= 2021년 10월 베타서비스를 선보인 후 '웹툰AI페인터'를 활용해 채색을 한 작품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72만장에 달한다. 관련 기술 연구 결과는 글로벌 컴퓨터 비전 학회 'WACV 2022'에도 채택됐다.

흑백으로 웹툰을 그리는 '칼부림'의 고일권 작가는 "기존 방식으로 작업하면 한 컷당 족히 한 시간은 걸렸는데 AI 채색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5분이면 충분하다"며 "이 기술이 활성화되고 완벽하게 구현이 된다면 흑백 만화에 컬러가 더해져 영상미를 더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두나!' 민송아 작가는 "표현하기 어려운 채색법을 AI페인터가 단 몇 초만에 작업해줬다"며 "채색을 몇 번의 클릭으로 끝낼 수 있다는 건 제작자에게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배경 그리기, 펜선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들을 AI가 도와주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서충현 네이버웹툰 AI 크리에이션&프로텍션(Creation&Protection) 리더는 "완성된 기술이 실제 창작 과정에 쓰일 경우 전체 작업 시간을 30%에서 최대 50%까지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툰레이더'로 웹툰 최초 불법 유출자 추적= '툰레이더'를 중심으로 기술을 이용해 불법 웹툰 유통에 대처하는 네이버웹툰의 저작권 보호 활동은 최근 저작권 관련 글로벌 행사에서 잇따라 소개되며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에서 열린 'APEC 지식재산 전문가 그룹(IPEG) 토론회'에 초대받아 글로벌 저작권 정책 담당자들에게 웹툰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고 창작물 저작권 보호 노력을 소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주관하는 '저작권 보호·집행 담당자 회의'에 웹툰·웹소설 콘텐츠 기업 대표로 참석해 각국의 저작권 정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웹툰·웹소설 저작권 보호 중요성과 웹툰 불법 유통 대응 사례를 발표했다.

◇저작물 불법 유통 가려내 연 3000억 손실 막아= 네이버웹툰은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삽입해 최초 불법 유출자를 식별하고 차단하는 기술인 '툰레이더' 시스템을 자체 연구개발했다. 이를 2017년 7월부터 국내외 불법 웹툰 복제물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툰레이더가 주요 작품의 불법 유통을 지연시켜 보호한 저작물의 권리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최소 2000억원에 이른다. 불법 유통을 사전에 원천 차단한 경우까지 합하면 그 규모가 약 3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 유통 속도 지연은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불법 공유 시점이 길어질수록 창작자는 유료 수익을 보호할 수 있으며, 불법 유통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수요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툰레이더 도입 초기에는 유료 콘텐츠 회차가 하루도 안돼 불법 사이트에 올라왔으나 현재는 최대 4주까지 지연되고 있다. 네이버웹툰에서 직접 콘텐츠를 불법 복제해 유통하는 해외 1차 불법 사이트에 올라온 네이버웹툰 콘텐츠도 2022년 9월 기준 연초 대비 약 30% 감소했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불법복제 활동의 징후를 포착하고 의심스러운 계정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머신러닝 기술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기술 연구 성과는 논문 발표로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자체 기술 논문 총 6건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6월 비전 AI 분야의 대표적인 학회이자 컴퓨터 공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회로 꼽히는 '2022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컨퍼런스 학술대회(CVPR)'에서 원하는 피사체의 외곽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자동배경분리' 기술과 장면을 웹툰처럼 바꿔주는 '웹툰미' 기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며 기술 우수성을 입증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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