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재킷 리셀가가 1000만원'…LF 바버 전시회 가보니

LF 바버, 국내 최초 '아카이브 전시회'…헤리티지 마케팅 강화
올 1분기 매출 전년 대비 70% 증가…MZ세대 매출 비중 높아져

9일 서울 강남구 소재 라움 이스트 1층 바버 매장에서 '아카이브 전시회'가 열렸다.ⓒ 뉴스1/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게임페어 재킷, 뷰포트 재킷(사냥용), 비데일 재킷(승마용), 스페이 재킷(수중 낙시용), 더럼 재킷(야외 활동용), 보더 재킷, 인터내셔널 재킷(모터사이클 라이딩용).

9일 찾은 서울 강남구 소재 라움 이스트 1층 바버 매장에서는 오리지널 빈티지 상품을 선보이는 '아카이브 전시회'가 열렸다. 영국에서 공수해 온 오리지널 빈티지 상품 7종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 재킷은 1980~1990년대 제작된 상품으로 40여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재킷마다 특유의 워싱과 자연스러운 주름이 돋보였다.

1894년 설립된 바버는 영국의 거친 날씨에 선원, 어부, 조선소 노동자들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겉옷을 선보이며 탄생했다. 원단에 왁스를 발라 방수와 방풍 효과를 극대화했다. 1·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품 납품을 통해 국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각 재킷은 용도에 따라 세분화됐다. 사냥용인 뷰포트 재킷은 꿩을 넣을 수 있는 크기의 주머니가 있는가 하면, 수중 낚시용인 스페이 재킷은 길이가 짧고 방수 기능이 더해졌다. 인터내셔널 재킷은 오토바이 라이딩 중 주머니에서 쉽게 물건을 꺼낼 수 있게끔 주머니 각도가 사선으로 돼 있다.

바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비데일 재킷의 경우 일부 제품은 최근 리셀가가 1000만원에 달할 정도다. 일부 재킷에서는 영국 왕실 보증 문양인 2개의 '로열 워런트'를 볼 수 있다. 이는 바버가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세 번째 로열 워런트를 받기 전에 생산된 옷을 의미해 바버 빈티지 수집가들로부터 희소성을 인정받고 있다.

전시장 한쪽에는 왁스 재킷의 리왁싱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리왁스 스테이션'이 설치돼 있다. 바버의 전문 리왁서가 상주해 리왁싱 시연을 펼쳤다. 고객들은 리왁싱 유료 서비스를 맡길 수도 있다. 기존에는 고양스타필드 매장에 있는 리왁싱센터에서만 리왁싱 서비스가 가능했다. 영국 본사에서 직수입한 왁스를 판매하기도 했다.

9일 서울 강남구 소재 라움 이스트 1층 바버 매장에서 '아카이브 전시회'가 열렸다.ⓒ 뉴스1/김진희 기자.

바버 재킷은 시간이 지날수록 원단에 발라진 왁스 성분이 줄어드는데 이때 리왁싱을 하면 다시 처음과 같은 왁스 재킷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바버의 리왁싱 작업은 100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브랜드 고유의 문화로도 자리잡았다. 영국에서는 리왁싱을 통해 재탄생한 옷을 대물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바버가 국내에서 아카이브 전시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바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나 성장했다.

특히 최근 오버핏 스타일, 시티보이룩의 인기가 높아지고 취미가 다양해지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바버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바버의 매출 중 60%는 2030세대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버는 상품군을 다양화해 라이프스타일웨어 브랜드로 도약할 방침이다. 올 여름 시즌 상품으로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피케이 반팔 티셔츠도 선보인다. 키즈 라인, 도그 라인도 출시해 소비자층 확대에 나섰다.

바버는 올해 5개 매장을 신규로 개점하고 총 40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LF(093050) 바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왕족부터 서민까지 입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브랜드"라며 "브랜드 역사나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이어서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큐멘터리 매거진인 매거진B는 94번째 브랜드로 바버를 선정해 8일 출간했다. 매거진B 바버편에서는 바버의 철학과 역사, 감성과 문화는 물론 그동안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인물과 숨은 스토리까지 브랜드를 다각도로 다룬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