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미, 원정출산 의혹과 앞서 나간 비난들
방송인 안영미의 원정출산 의혹 논란이 뜨겁다.
안영미는 이번달 아이 출산을 위해 미국행을 결정했다. 출산 예정일은 오는 7월이다.
안영미의 미국행을 두고 누리꾼들은 의문과 의혹을 제기했다. 출산 두 달 전 미국에 가 출산하는 것이 원정출산이라는 주장이다.
안영미를 향한 누리꾼들 의문이 커지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노출됐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원정출산 의혹을 물었고, 안영미가 이에 답했다. 또한 안영미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 역시 많이 왔다고 하며, 이 중에는 높은 수준의 비난도 있었다고 한다.
안영미의 해명은 이렇다. “저희 딱콩이(태명) 이제 8개월 됐다. 그것도 뱃속에서. 벌써 군대 문제까지 생각해 주시는 건 너무나 먼 이야기인 것 같다”, “남편이 베트남에 있든 필리핀에 있든 갔을 것이다”, “생애 한 번뿐일 수도 있는 소중한 임신 기간, 출산, 육아 그걸 어떻게 오롯이 혼자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원정출산 성립 여부다. 결국 누리꾼들이 원하는 것은 ‘원정출산이냐, 아니냐’의 답이다. 안영미가 미국에서 출산하는 것은 원정출산에 해당되지 않는다.
안영미가 출산 후 얼마 되지 않아 돌아온다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산한 것이 된다. 이 경우 국적법 제12조에 3항에 따르면 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는 병역의무의 이행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제14조에 따른 국적이탈신고를 할 수 있다.
각 호는 현역·상근예비역·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 복무를 마치거나 마친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 전시근로역에 편입된 경우,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경우 세 가지다.
국적선택의 신고에 있어서도 ‘복수국적자로서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한다는 뜻을 신고하려는 사람은 외국 국적을 포기 또는 상실하는 절차를 마치고 다음의 서류를 출입국·외국인청장, 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 출입국·외국인청 출장소장 또는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출장소장(이하 “청장등”이라 함)에게 제출하거나, 외국국적불행사서약을 한 후 다음의 서류를 청장등에게 제출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때 제출되어야 하는 서류 중 하나가 ‘현역·상근예비역·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 복무를 마치거나 마친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실을 증명하는 병역 관련 서류’다. 결론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든, 포기하지 않든 군대에 가야 한다.
1990년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원정출산, 영주권 획득 등을 통한 병역 기피가 만연했다. 그만큼 법에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국적법, 병역법의 수차례 개정을 통해 보완됐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병역 기피를 위한 원정출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원정출산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해당인이 한국에 오지 않고 평생 미국에 살면 된다. 이 경우 법에 저촉되지 않지만 국적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한국 입국은 30일 이내만 가능하다. 입국 목적은 친지 방문 외 다른 것은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국적선택신고(외국국적불행사 서약을 통한 복수국적 신청)에 따른 원정출산 제외 기준을 보면 ‘1. 출생 당시 또는 이후에 모 또는 부가 외국의 영주권(최장기 체류비자 또는 거주허가증) 또는 시민권(국적)을 취득하였거나 신청한 경우. 다만, 출생 전후 모 또는 부의 상거소지가 국내인 경우는 제외한다. 2. 출생이후 1년 6개월 이상 또는 출생 전후를 통산하여 2년 이상 모 또는 부가 해외근무, 유학 등의 사유로 계속하여 외국에서 체류한 경우(1년에 국내에 체류한 총 일수가 30일을 초과하지 않으면 외국에서 계속 체류한 것으로 본다)’라는 항목이 있다.
안영미 부부의 경우 1번과 2번에 해당되기에 원정출산 기준에서 제외된다.
사실상 미국에 평생 정착할 이가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원정출산은 불가능하다. 안영미는 ‘한국에 돌아올 것’이라는 계획을 이미 밝혔다. 그렇지만 안영미에 대한 비판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이유는 대한민국에 ‘병역’만큼 민감한 사안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연예인에 대한 도덕적 잣대와 기준이 높은 사회 분위기도 이에 기인한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안영미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비난은 안영미가 기존 발언을 뒤집고 “아이와 미국에서 살 것이지만, 나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방송활동을 할 것”이라고 했을 때 하면 된다.
김도곤 온라인기자 kim201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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