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戰 첫 '전쟁' 규정···추가 동원령 내릴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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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전승절 연설에서 개전 이래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으로 규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된 러시아 군인들을 향해서는 "지금 여러분의 전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러시아의 미래가 군인들에게 달렸다는 격려의 메시지도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전승절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역에 미사일·드론·박격포 등을 동원해 대규모 공습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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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상대로 진짜 전쟁 벌어져
서방 엘리트 러 혐오 퍼뜨려"
일각선 확전 선언 가능성 제기
젤렌스키 '유럽의 날' 지정 대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전승절 연설에서 개전 이래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으로 규정했다.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2월 이후 고수해온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입장을 바꾼 것으로 이번 발언이 추가 동원령을 시사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행사에서 “오늘날 문명은 다시 결정적인 전환점(turnig point)에 섰다. 우리 조국을 상대로 다시 ‘진짜 전쟁(real war)’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을 향해 “1945년 나치 독일을 누가 물리쳤는지 잊었다”고 성토했다.
그는 10분가량 진행한 연설에서 “서방 엘리트가 증오와 러시아 혐오를 퍼뜨리고 있다”며 “러시아는 평화·자유·안정의 미래를 보고 싶어한다. 러시아 전체가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은 (친서방 세력의) 쿠데타와 서방의 야망에 인질로 잡혀 있다”며 “그들은 소련 군인들의 기념비를 파괴하고 나치를 숭배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제적인 테러를 격퇴했고 돈바스 주민들을 보호할 것이며 우리의 안보를 보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된 러시아 군인들을 향해서는 “지금 여러분의 전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러시아의 미래가 군인들에게 달렸다는 격려의 메시지도 전했다.
러시아 전승절은 5월 9일로 옛소련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에 맞서 승리해 항복을 받아낸 날을 기념한다. 푸틴 대통령은 매년 성대한 전승절 열병식을 열어 정권의 정통성과 군사력을 과시해왔다. 지난해에는 외부 정상을 초대하지 않고 비교적 조용히 행사를 진행했으며 ‘전쟁’이라는 표현 없이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의 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주장만 한 바 있다.
반면 개전 이후 두 번째 전승절인 이날은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타지키스탄 등 옛소련 정상들을 대거 초대해 세를 과시했다. 붉은광장에는 시민 1만여 명이 몰려들었다. 다만 러시아가 앞서 3일 크렘린궁에 가해진 드론 공격의 배후로 우크라이나와 미국을 지목한 가운데 추가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를 대비한 듯 최고 수준의 안보 태세를 갖췄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러시아 싱크탱크인 정치학연구소의 세르게이 마르코프 소장은 “독립국가연합(CIS) 정상들을 초대해 우크라이나가 붉은광장 퍼레이드에 테러를 가할 가능성을 극적으로 감소시켰다”며 초청 역시 보안 강화 조치의 일환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러시아가 전승절을 터닝포인트로 삼아 개전 이후 두 번째 동원령을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9월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동원령을 명한 데 이어 병력을 강화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맞서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러시아는 전승절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역에 미사일·드론·박격포 등을 동원해 대규모 공습을 벌였다. 우크라이나 공군 측은 이날 새벽에도 키이우 상공을 향해 러시아군 순항미사일이 약 25발 발사됐으며 이 가운데 23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앞선 드론 공격이 크렘린궁이 확전을 선언할 명분을 얻기 위해 날조한 ‘가짜 깃발 작전’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는 5월 9일을 유럽을 기념하는 ‘유럽의 날’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전승절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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