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전기요금, 인상폭·한전 자구책 미정…조만간 조정"(종합)
기사내용 요약
"한전사장 사퇴는 별개…정치화 최소화해야"
"美원전 소송 중재…폴란드·체코 수주 진행"
"반도체·리오프닝 등…하반기 흑자전환 전망"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최근 가스·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 "조만간 조정할 생각"이라며 "(여당 등의) 의견은 수렴하지만 큰 방향은 산업부가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원전 기술 관련 소송전에 돌입한 것에는 법률 분쟁에 대응하는 동시에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게 산업부의 방침이다.
올해 무역적자를 개선할 변수로 '반도체'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꼽았다. 수출 플러스 전환은 올해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가스·전기요금 인상 발표가 당정 협의에서 여당에 의해 자꾸 미뤄질 경우 대비책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산업부는 기재부 등과 물가 차원에서 협의해야 하는 관계이며, 여당은 나름대로 정책에 대해 의견을 줄 수 있는 위치"라고 말했다.
전기요금 폭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답했다. 여당에서 그래도 계속 요금 결정을 미룰 경우를 재차 묻자 "하여튼 요금 조정은 조만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요금 인상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 '에너지 정치화' 우려가 제기되고 기업들이 불확실성 우려를 호소하는 것에 대해 "에너지 요금은 경제 변수이므로 (정치화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소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치화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전기·가스요금 결정체계에 대한 용역을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용역을 실시한 결과 전기요금은 다음달 내, 가스요금은 오는 9~10월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이를 토대로 가스전기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수렴해서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고 필요한 입법 조치도 해나가겠다. 에너지 전반의 이슈에 대한 국민 전반의 이해의 폭도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여당에서 전기요금 관련 의견을 제시하는 만큼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인지 묻자 "앞으로 새로운 전기요금 대책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되, 객관성과 전문성을 보유한 결정체계를 만들자는 차원"이라며 "용역결과를 보고 전문가와 업계, 국민 의견 나아가 정치권 의견까지 포함해 수렴하겠다"고 했다.
전기요금과 관련해 여권에서 정승일 한전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에 이 장관은 "제가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다. 그 사안과 (한전의) 자구노력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전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구노력은 부동산 처분이나 고위직 성과급 반납 등 한전의 재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한전의 자구책이 어느 수준까지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묻자 "어느 정도면 된다고 협의된 것은 없다"며 "다만 한전 재정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민간이든 공기업이든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재무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한전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원전 기술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전이 진행 중인 것과 관련 "우리 산업부는 법률 분쟁에 대응하며 한수원·한국전력공사와 웨스팅하우스 사이 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이번 법률 분쟁이 양측에 서로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소송을 오래 끌기보다)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수원과 한전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웨스팅하우스와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방미 기간에 에너지부 장관을 만난 결과 팀코리아와 웨스팅하우스 사이 민간 협력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양 정부가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자는 의견도 나눴다. 향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양측에 협력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폴란드·체코에서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는 우려에 대해 "폴란드·체코 정부와 (원전 관련) 업무협약(MOU), 민간끼리 협력의향서(LOI)를 맺었다.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최근 폴란드 민간발전사 제팍(ZE PAK)과 폴란드전력공사(PGE) 등 인사들이 한국에 방문해 한국을 최상의 비즈니스 파트너이며 협력이 수월하게 진행된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체코의 경우 입찰을 받고 있고 입찰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체코와 한수원 사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질답을 교환하며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언급하긴 어렵고 좀 더 가시화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역대급 무역적자가 계속되는 우려에 대해 "지난해 전체 수출 규모는 역대 최대였다. 매우 좋았다. 지난해 수출 실적을 능가하는, 실적을 올해 달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보자, 수출 플러스 달성하자는 것이 목표다. 쉽지 않다는 것에 동의한다. 달성한다면 신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적자 개선 방안으로는 "반도체 경기가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지, 중국의 리오프닝이 어떻게 본격화하는지에 달렸다"며 "올 하반기 중에 무역수지 흑자, 뒤이어 수출증가율 플러스 시점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최근 일본과 화이트리스트를 해제한 것과 관련 "우리가 먼저 푼 것을 '밑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이제 일본도 그 작업을 시작했다. 수출규제가 해소되고 다시 협력 국면으로 전환되는 작업"이라며 "반도체나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실무적 수준에서 타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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