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승률 무려 8할' 탬파베이 광풍, 117년 묵은 ML 대기록 도전
탬파베이는 9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시즌 성적은 29승 7패, 승률이 무려 0.806에 달한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는 물론,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패배를 기록하며 전체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다음으로 승률이 높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애틀랜타(24승 11패, 승률 0.686)와의 격차도 꽤 크다. 이 정도면 돌풍이 아니라 '광풍'이라 할 만하다.
달라진 탬파베이의 힘이 여실히 드러난 건 전날인 8일 지구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였다. 상대 선발 투수는 에이스 게릿 콜(33). 리그 최고의 우완 정통파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콜에게 탬파베이 타선은 4회까지 단 1점도 얻지 못했다. 그 사이 양키스는 6점이나 뽑았다.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 중반까지 6-0으로 앞서 있다면 누구든지 쉽게 양키스의 승리를 점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탬파베이는 5회말 공격에서 2점을 따라붙더니 6회에는 무려 5점을 추가하며 7-6 역전에 성공했다. 7회 1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탬파베이는 연장 10회말에 터진 아이작 파레데스(24)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8-7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117년 전인 1906년 시카고 컵스가 세운 승률 0.763(116승 36패)이다. 당시 컵스는 리그 최다 득점(704점)에 최소 실점(381점)으로 투타의 균형을 잡은 것이 최고 승률의 비결이었다. 컵스는 그해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같은 지역 라이벌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우승을 내줬다.
2. 1902년 피츠버그 0.741 (103승 36패)
3. 1909년 피츠버그 0.724 (110승 42패)
4. 1954년 클리블랜드 0.721 (111승 43패)
5. 2020년 LA 다저스 0.717 (43승 17패)
6. 2001년 시애틀 0.716 (116승 46패)
7. 1927년 뉴욕 양키스 0.714 (110승 44패)
8. 1907년 시카고 컵스 0.7039 (107승 45패)
8. 1931년 오클랜드 0.7039 (107승 45패)
10. 1998년 뉴욕 양키스 0.7037 (114승 48패)
11. 1939년 뉴욕 양키스 0.702 (106승 45패)
당시 시애틀 라인업에는 일본 무대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50)가 있었다. '야구천재'로 불리는 그는 그 해 157경기를 뛰며 타율 0.350, 8홈런 69타점 56도루를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838이나 됐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할 만큼 이치로의 활약은 대단했다. 하지만 시애틀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패하고 말았다.
양키스가 1998년에 달성한 승률 0.704(114승 48패)도 돋보이는 성적이다. 162경기 체제 이후 당시 역대 최고 승률을 올린 팀으로는 최초로 월드시리즈까지 제패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해 양키스 지휘봉은 감독 부문 명예의 전당에 오른 조 토리(83) 감독이 잡고 있었다. 내야에는 양키스의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49)가 버티고 있었고, 선발 마운드는 데이비드 웰스(60), 그리고 뒷문은 마리아노 리베라(54)가 지켰다. 양키스는 1990년대 후반 총 5차례 진출한 월드시리즈에서 무려 4번이나 우승하며 '악의 제국'으로 불렸다.
탬파베이는 1998년 창단 이래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를 제패하지 못했다. 지난 2020년 처음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LA 다저스에 2승 4패로 밀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탬파베이가 시즌 최고 승률과 함께 첫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화섭 기자 evermyth@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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