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우 순이엔티 대표 “숏폼을 음원 사업에 접목…가능성 무궁무진”[인터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숏폼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숏폼 비즈니스 기업 순이엔티(대표 박창우, 영문 SOON ent)가 최근 틱톡 1000만 팔로워 크리에이터 10명을 돌파했다.
5월 초 현재 국내에서 1000만 틱톡 팔로워를 돌파한 메가 크리에이터는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을 포함한 28명 정도다. 이 중에서 순이엔티 소속의 크리에이터는 무려 10명으로 약 34.5%를 차지하고 있다. 연예인 계정을 제외하면 전체 20명 중 50%나 된다.
순이엔티의 틱톡 1000만 팔로워 크리에이터는 원정맨(5540만명), 시아지우(2740만명), 창하(2280만명), 노아(2260만명), 신디(1740만명), 신사마(1730만명), 미소아라(1410만명), 리나대장(1290만명), 지원패밀리(1200만명), 케지민(1060만명) 등이다. 순이엔티는 틱톡의 공식 MCN(공식 다중 채널 네트워크) 파트너사로 전속 인플루언서 160여명, 전체 9억80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순이엔티를 이끌고 있는 박창우 대표는 원래 공연기획이벤트 사업자로 유명했다. 프랑스 뮤지컬 ‘레딕스-십계’, 아시아 드라마 어워즈, 두바이 K-CON, 부천국제영화제 개·폐막식,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폐막식 등을 주관했다.
“굵직한 문화행사를 많이 맡았지만, 돈이 되지 않았다. 십수명이 몇 달간 일에 매달려 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구조였다. 이후 코로나 환경은 공연기획사를 더욱 힘들게 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기존 사업 업무의 콘텐츠 기획력과 연출력을 활용해 업무를 바꿀 생각을 해야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은 면도 있지만, 운이 좋았다고 했다.
“회사가 어려워진 그 몇 해전 틱톡이 한국에 론칭됐다. 당시는 숏폼 영상이 다양하지도 않았고 고퀄리티 동영상도 몇 개 없었다. 2018년 틱톡에서 좋은 숏폼 동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영상 한 개당 돈 얼마를 받기로 했다. 그게 틱톡과의 업무 시작이었다. 그 때에 우리 소속의 ‘댄서소나’의 ‘하프앤 하프’ 영상이 터졌다. 화면을 분할해 두 명의 소나가 춤을 추는 이 영상을 틱톡에서 광고로 활용했다. 이 영상 하나로 ‘댄서소나’의 틱톡 팔로워가 당시로서는 메가 크리에이터라 할 수 있는 100만명을 넘어설 정도였다. 다른 틱톡커들도 유명해지면 순이엔티로 가 매니지먼트도 받고 광고도 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샌드박스 등 다른 MCN(공식 다중 채널 네트워크)사들이 롱폼을 중심으로 숏폼을 운영하는 것과 달리 순이엔티는 15초 안팎의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에 대한 모든 것에 전념하며 광고, 매니지먼트, 제작, 콘텐츠 기획 등을 수행한다. 이를 박 대표는 롱폼과 숏폼 차이로 설명했다.
“핸드폰으로 표현할 때, 숏폼은 ‘스타 아이피’, 롱폼은 ‘콘텐츠 아이피’라고 한다. 틱톡 같은 숏폼은 세로 타입으로 보게 되는데, 주인공밖에 안보인다. 반면 넷플릭스 드라마나 유튜브 콘텐츠를 볼 때는 화면을 확장하기 위해 가로로 눕혀 본다. 가로 타입은 주인공만 보기에는 허전하며, 스토리, 다른 사람, 배경 요소를 넣어 강조점을 만든다.”
그래서 틱톡은 ‘원정맨’ ‘창하’ 등 계정에 사람 이름을 붙인다. 반면 유튜브 등 롱폼, 미드폼은 스토리화를 위해 캐릭터나 부캐, 성격 창조, 가령 ‘흔한 남매’ ‘피식대학’ ‘너덜트’ ‘숏박스’ 등으로 이름을 짓는다.
박 대표는 유튜브는 주수익이 광고보다 조회수라고 했다. 광고 수익은 PPL(간접광고)로 얻는다. 반면 숏폼은 광고밖에 없지만 커머스로 연결된다. 이 점은 틱톡이라는 숏폼의 수익성 개발에 좋은 환경으로 작용한다.
“유튜브는 조회수+광고 방식이지만 커머스로 연결하기에는 애매한 점이 있다. 중국의 인플루언서 ‘왕홍(网红)’이 커머스를 할 때는 자신이 중점적으로 드러나므로 스타 아이피가 된다. 특히 틱톡은 챌린지가 중요하다. 따라하면 표절이라고 하는데 틱톡은 따라하기가 문화다. 누가 멋있는 걸 개발하면 따라한다. 그것이 스타 아이피와 접목되면 대박이 나온다. 가령, 리나가 예쁜 모자를 쓰고, 춤을 춘다면 따라하게 되는데, 기왕이면 그 모자 쓰고 춤을 추게돼, 판매와 연결된다. 중국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커진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왕홍을 중국 경제를 움직이는 힘이라 하고, ‘왕홍 경제’라는 단어도 있다.”
박 대표는 이런 매카니즘을 음원 사업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숏폼 콘텐츠가 가수들의 순위를 결정짓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음악에서 숏폼 프로모션의 비중이 높아졌다.
빌보드 핫100 차트에 입성한 신인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도 외국 틱톡 유저가 이들의 노래 속도를 높인 ‘스페드 업’ 버전을 올린 게 주효했다. 이전에도 레이디 가가가 2011년작 ‘블러드 메리’의 ‘스페드 업’ 버전을 올려 차트 역주행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이 노래는 ‘팬텀싱어4’에서 국악인 김수인, 베이스 김기현, 뮤지컬 김우성, 카운터테너 이동규로 구성된 가가호호팀이 그레고리안 찬트풍으로 불러 주목받았다.) 필리핀에서 태어난 가수 벨라 포치는 유명가수 커버곡을 부르다 틱톡에서 가수로 데뷔하며 유명해졌다.
“음원은 찍어내는 시대가 됐고, 바이럴을 해야 한다. 찰리 푸스는 틱톡에서 정책적으로 밀어 성공한 가수다. 인간이 만든 음악이건 AI가 만든 음악이건 바이럴을 해서 소비시켜야한다. 그런 홍보의 툴로 틱톡 숏폼이 적절하다.”
이처럼 틱톡 숏폼은 음악과 뗄수 없다. 지코의 ‘아무노래’, 제시의 눈누난나’ 챌린지가 대표적이다. 박 대표는 “틱톡은 중독성이 강해 댄스와도 접목하기 좋아 바이럴이 잘 된다. 유튜브는 주인공이 음악이 아니다. 하나 터지면 틱톡은 자발적인 광고판이 된다.”
음원 홍보는 점점 어려워져가고 있다. 글로벌 음원 홍보의 확고한 툴은 없다. 하지만 박 대표는 틱톡은 한국에서 잘되면 글로벌은 저절로 되는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콘텐츠 제작비의 효용성도 무시할 수 없다. 유튜브는 음악과 뮤직비디오가 들어가야 하므로 많은 제작비가 든다. 1천만원이 투입되어도 ‘고퀄’이라 할 수 없다. 반면 틱톡은 15초안팎이라 ‘간’을 볼 수 있다.
“틱톡 환경에서는 하루에 4~5개의 숏폼을 만들어 1주일에 35곡을 제공하고, 하나가 잘되면 그것으로 완곡을 만들면 되기 때문에 제작비를 별로 안들이고 될만한 놈만 만들 수 있다. 이게 플랫폼 상으로 가능하다. 찰리 푸스가 틱톡에서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다 보여주었고, 댓글에서 반응이 좋으면 만들어 올린다. 시청자는 찰리와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 동참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만약 유튜브로 찰리 푸스가 이걸 올린다면 엄청난 품이 들어가야겠지만 틱톡에서는 핸드폰을 거치 하고 그냥 녹음실에 앉아서 하면 자동 업로드된다.”
박 대표는 틱톡의 이 같은 메카니즘을 활용해, 숏폼 영화, 드라마, 다큐, 옴부즈맨 등 모든 걸 숏폼화 해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미 필름케이에서 숏폼 영화를 만들고 있고, 수니버스에서 시트콤 예능을 제작하고 있다.
광고비도 숏폼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롱폼에 비해 훨씬 적다. 또한 특정 국가나 지역에 강세를 보이는 크리에이터가 많아 유연한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다.
“저희 회사가 보유한 틱톡 전체 팔로워수가 9억8000만명이라는 것은 90%는 해외 팔로워라는 뜻이며, 틱톡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우리 크리에이터들도 국가별 인기가 다르다. 키카킴은 카자흐스탄 팔로워가 3440만명이고, 케지민 팔로워의 60%가 인도네시아인이다. 프랑스, 독일 등 9개국 1위가 저희 소속이다. 따라서 해외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이나 국내에 들어오려는 특정국의 외국기업 등과 마케팅을 펼치기에 좋다.”
박창우 대표는 순이엔티가 광고 마케팅을 중간 대행사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원클릭 방식으로 집행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러시아 밀키스 광고를 러시아 인플루언서로 만들려고 하면, 우리 회사는 외주 단계를 거치지 않고 내부에서 다 할 수 있다. 글로벌 라이센스가 있어 중국 사업도 직접 할 수 있다.”
숏폼 콘텐츠의 장점이 다양해지면서 구글과 인스타그램 등도 숏폼 파트를 강화시키는 추세다. 박창우 대표는 “좋은 직원이 많이 들어와 더욱 크리에이티브한 것들을 추구하고 있다. MCN사업본부(박관용)와 콘텐츠 제작부(안태희 감독) 등 기존 부서와 작년 설립된 해외사업본부(임장호)가 자리를 잡아주면서 단단한 기틀이 다져졌고, 회사가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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