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어려워지자 마약에 손을 댄 남편...자녀를 위해 면접 교섭권을 신청하고자 합니다"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5월 9일 (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이명인 변호사

-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면접 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할 수 있어

- 면접 교섭을 제한하는 예외적인 경우, 면접 교섭권자가 자녀에게 폭언, 폭행 등을 행사한 전력이나 면접 교섭을 했는데 아이한테 긍정적인 영향을 안 준 경우가 있어

-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모 또는 자의 청구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변경할 수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여섯 살 아이와 남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습니다. 코로나라는 재앙이 오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죠. 자영업자인 남편은 코로나 이후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했습니다. 수면제를 먹어야 그나마 잠들 수 있었죠. 온화하던 남편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건, 바로 그때부터입니다. 갑자기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치아가 상했고, 급기야 온종일 몸을 긁어서 몸에 상처와 염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수면제 부작용 때문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습니다. 그 당시 우연히 드라마를 봤는데, 약물 중독자 캐릭터 증상과 남편의 증상이 똑같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메스암페타민. 그러니까 필로폰에 중독돼 있었고, 이미 경찰조사가 시작돼서 변호사를 선임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난 뒤, 저는 떨리는 가슴을 간신히 진정시켜가면서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남편이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 면접 교섭을 제한하고, 아이의 성과 본을 제 성과 본으로 변경하고 싶은데, 그게 가능할까요?" 요즘 마약이 참 문제인데, 이혼 소송에서도 요즘은 마약 사건이 같이 진행되는 것들이 있긴 합니다. 사연자분은 남편과 이혼 소송 제기하면서 자녀를 위해서 면접 교섭을 제안하고 싶어 하시는데요. 우선 면접 교섭이 뭔지, 그 뜻을 먼저 정리를 해주세요.

◆ 이명인 변호사(이하 이명인): 민법 제837조의2 제1항은 '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의 일방과 자는 상호 면접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고 면접 교섭권을 민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친밀한 관계는 부모가 혼인 중일 때뿐만 아니라 부모의 이혼 등으로 자녀가 부모 중 일방의 양육 아래에 놓인 경우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으므로, 면접 교섭권은 이를 뒷받침하여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원만한 인격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입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이혼한 이후에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아이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권리인 거죠. 사연자분은 마약에 중독된 남편이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봐 두려워서 면접 교섭을 제한하고 싶어 하시는데, 이게 가능할지요?

◆ 이명인: 민법 제837조 제3항은 가정법원은 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하여 면접 교섭을 제한, 배제,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면접 교섭 배제의 기준은 미성년 자녀의 복리입니다. 원칙적으로 부모와 자녀의 면접 교섭을 허용하되, 면접 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해서 면접 교섭을 배제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 그게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 걸까요?

◆ 이명인: 예를 들어서 비양육친이 자녀에게 아동학대, 폭행, 성폭행 등 친권 상실 사유가 있는 경우나 비양육친에게 정신질환, 전염병, 알코올 중독 등의 질병이 있어도 배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지 비양육친이 유책배우자이거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녀가 면접 교섭을 거부하거나 비양육친이 자녀에게 양육친에 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해서 자녀와 양육친의 갈등을 야기하거나 자녀에게 혼란을 초래한다는 사정만으로 면접 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 조인섭: 면접 교섭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도 보통 일반인들은 이런 경우에 면접을 제한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시기는 쉬워요. 법원에서는 면접 교섭을 제한할 때 굉장히 신중하게 판단을 하는 거거든요. 법원에서 이렇게 신중하게 판단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이명인: 법원은 부모의 이혼 등에 따른 갈등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일부 발견되긴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면접 교섭이 이루어질 때에는 자녀의 복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들을 깊이 고려를 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가정법원은 개별 사건마다에서 이 목적에 부합하는 재량에 따라서 면접 교섭의 시기, 장소, 방법 등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능한 한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면접 교섭이 이루어질 수도록 하고 있고, 그래서 이러한 고려 없이 막연한 우려만으로 내세워서 면접 교섭 자체를 배제하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 조인섭: 그렇다면 법원에서 면접 교섭을 신중하게 판단할 때 어떤 절차를 거쳐서 판단을 하는 걸까요?

◆ 이명인: 면접 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지의 여부는 자녀의 연령, 건강 상태, 그리고 면접 교섭에 대한 의사와 함께 면접 교섭을 청구하는 부모 일방과 자녀 사이의 유대관계나 친밀도, 그리고 면접 교섭을 청구하는 의도나 목적, 자녀의 현재 양육 환경에 비추어 면접 교섭이 양육자인 부모 일방과 자녀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거나 자녀가 새로운 양육 환경에 적응하는 데 장애가 되는지. 그리고 면접 교섭 청구인에게 양육자인 부모의 일방 또는 자녀에 대한 현저한 비행이나 아동학대 등의 전력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면접 교섭이 자녀의 복리에 단기적, 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합니다.

◇ 조인섭: 굉장히 복잡한 판단 기준이 있는데, 그거를 위해서 가사 조사 절차를 하기도 하고요. 또 전문가 진단 많이 참조할 것 같은데요?

◆ 이명인: 일률적으로 면접 교섭을 배제하지는 않고, 전문가의 진단을 기초로 자녀의 복리 증진이라는 관점에 비추어 개별적으로 면접 교섭의 배제 여부를 판단합니다.

◇ 조인섭: 그러면 이렇게 면접 교섭을 제한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을까요?

◆ 이명인: 법원은 면접 교섭을 인정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 면접 교섭을 제한하는 것만으로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서 장기적으로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면접 교섭을 전면 배제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면접 교섭이 자의 복리를 이미 해하였다는 것, 즉 기존의 면접 교섭 실시가 실패하는 경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조인섭: 면접 교섭했는데 별로 아이한테 긍정적인 영향을 안 줬다.

◆ 이명인: 그리고 자의 복리를 해야 할 것이 명백한 경우, 즉 면접 교섭권자가 자녀에게 폭언, 폭행 등을 행사한 전력이 있는 경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접 교섭 청구 당시까지도 이를 반성하지 않은 경우 등이 있습니다.

◇ 조인섭: 아이를 때리면 제한해야 되겠죠. 그리고 이 사연 같은 경우는 사연자분은 아이의 성과 본을 사연자분의 성과 본으로 변경하고 싶다라고 하셨는데, 이것도 가능할까요?

◆ 이명인: 원칙적으로 자녀는 부의 성과 본을 따릅니다. 다만 부모가 혼인신고 당시에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릅니다. 그러나 이혼으로 인한 재혼 가정이 증가하면서 아빠와의 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등 자녀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나 차별 때문에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하는 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요. 민법상 자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모 또는 자의 청구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이 사연 같은 경우는 또 아이의 복리를 위해서, 다만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서 성본 변경도 한번 시도해 볼 만하긴 하겠네요. 그러면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면 사연자분은 마약에 중독된 남편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고요. 남편이 아이에게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서 면접 교섭을 배제하는 방법을 궁금해 하셨는데, 법원에서는 미성년 자녀의 양육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면접 교섭이 자녀의 복리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서 판단을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셨고요. 또 아이의 성과 본을 변경할 수 있는지 여부도 자녀의 행복과 이익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부분 다 한번 살펴서 진행을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명인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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