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라운지] 은행 울며 겨자먹기 샀던 채권 … 수익률 효자로
금융 시장에 위기감이 감돌았던 지난해 가을 상대적으로 자금에 여유가 있던 은행들이 자금 시장 유동성 지원을 위해 등 떠밀리듯 사들였던 채권이 현재는 수익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적인 성격으로 운용한 자금이 수익성까지 가져다줘 은행권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레고랜드·흥국생명 사태로 자금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됐고,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은행권이 채권을 매입해 시장을 떠받치는 역할을 맡았다"며 "그런데 시장이 안정되고 채권 금리가 내리고 보니 당시에 사뒀던 초고수익률 채권들이 효자가 됐다"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등급 회사채 3년물 금리(채권 시가평가 기준 수익률, 평가사 평균)는 지난해 6월까지 3%대에 머물렀지만 가을 들어 급등하며 지난해 10월에는 5%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5대 금융지주는 95조원 규모 유동성과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95조원은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 참여 12조원, 지주 그룹사 내 계열사 자금 공급 10조원과 함께 73조원 규모 시장 유동성 공급 확대 등으로 구성됐다. 그 가운데 시장 유동성 공급 조치의 일환으로 각종 채권 매입이 확대됐다.
금융당국과 업계의 강도 높은 대응 조치가 이어지며 올해 들어 안정세로 접어든 채권 금리(회사채 AA등급)는 현재 다시 3%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높은 금리의 채권을 많이 매입했던 은행일수록 높은 수익률을 누리게 되는 구조다.
특히 한 시중은행에서는 비우량(A등급) 채권도 대량 매입하며 공격적인 운용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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