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경매 찬바람 10건 중 2건만 주인 찾아
전년 동기 3분의 1에 불과
낙찰가율도 부진 이어져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거래량이 늘고 가격 하락폭이 줄어들었지만 경매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 경기의 '선행지표'로 평가받는 경매시장에서 부진이 이어지면서 부동산시장 침체가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115건 중 낙찰자를 찾은 물건은 23건에 불과했다. 낙찰률은 20%다. 총 115건 중 39건이 체결된 지난 3월 대비 낙찰률은 약 14%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1월 45.7%, 2월 38.9% 낙찰률을 기록한 데 이어 3월과 4월에도 연속으로 떨어진 것이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도 올해 4월 76.7%를 기록해 3월(76.45%)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과 2월 역시 76~77% 수준이었다. 지난해 4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4.3%, 낙찰률은 60%였다. 최근 낙찰된 사례를 보면 응찰자는 매매시장 최저 호가보다 낮은 가격만 써내고 있다. 전날 낙찰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면적 163㎡는 감정가 30억원에서 한 차례 유찰된 뒤 29억3880만원에 매각됐는데, 매매시장 매물은 호가가 33억원이었다.
통상 경매시장은 매매시장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인식된다. 대부분 투자 목적으로 참여해 보통의 수요자보다 더 민감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매시장 낙찰가가 낮게 유지되는 것은 여전히 가격 하락을 전망하는 시장 참여자가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유지되고 있고 금리도 여전히 높기 때문에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인천이나 일부 지방에서 낙찰가율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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